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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탐험대 -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3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평점 :
도수, 서린, 수민, 해초는 방학을 이용해 "겨울방학 세계사 캠프"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그 캠프 마지막날 해초에게 사고가 생겼고, 얼마후 캠프장 인근 초록 대문집에서 해초는 죽은채 발견이 되었다. 흉가를 탐험하는 유명 유투버 닥터쌩의 영상을 보고 해초의 영혼이 그 집에서 나타났다고 믿는 수민은 도수와 서린에게 흉가탐험에 참여하자고 해놓고 돌연 자신은 가지 않겠다고 나선다. 하는수 없이 서린과 도수는 캠프에 참여했지만 그 곳에서 만난 의문의 비옷 입은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도수는 어딘지 낯설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 다 함께 흥분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정작 피해자와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서서히 잊혀가게 마련이다. 작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 동분서주를 하지만 성가시다는 이유로 제대로 목격자 진술을 하지 않는 분명 그 곳에 있었던것이 많지만 여러 이유로 진술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사건은 해결되지 않은채 미제로 남게 되는 경우도 많다. 작가는 그런 일들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살인보다 더한 범죄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회가 해초를 죽였다"(p.74)라는 해초 엄마의 절규가 가슴을 져미게 한다. 사실 도수는 소리에 대해서는 남보다 특출나게 기억한다. 하지만 자신은 캠프 마지막 날, 비오는 밖에서 담배를 피다가 무언가를 봤었다. 살려달라고 두려움에 떨던 아이는 해초였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담배를 핀다는 이야기를 해야했다. 아니, 담배를 핀다는 이야기보다 아마 그 날 소리치며 해초를 도와야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부제가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인가보다. 우리들은 무언가를 봤지만 선뜻 나서지 못한다. 때론 귀찮아서, 때론 괜히 해코지를 당할까봐. 나와는 상관이 없는데라는 무관심이, 결국 해초 엄마의 말처럼 많은 해초를 사지로 내몰았는지도 모르겠다. 정의로운 사회란 우리의 양심이 깨어날때 비로소 찾아오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