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별에 서툴러서 - 이별해도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
최은주 지음 / 라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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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별에 서툴다. 이별을 잘 하는 사람들은... '꾼'인가?

이 책에 나오는 사연들은 제법 끈끈한(?) 인연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다. 가족, 죽마고우, 연인 등등.. 하지만 나는 미련이 많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미련하거나. 좋은 인연이 될 줄 알았던 관계가 틀어졌을 때도 과감하게 끊어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잊을만하면 또 꺼내서 나를 괴롭힌다. 그럴땐 이런 이별카페의 이별노트에 '이젠 끝이야, 인연이 아닌걸'이라고 쓰고 나서, 깨끗하게 이별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별에 서툴러도 너무나도 서툴다....

사실 이 책은 재독하는 거다. 그래서 어렴풋이 내용이 기억난다. 신기한건 내용을 앎에도 불구하고 처음 읽을때와 같은 곳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안 그럴줄 알았는데 말이다. 그 이야기는 자폐증 오빠의 손을 놓는 동생의 이야기인 「미안하지만 설레기도 해」이다. 한살 터울의 오빠는 자폐증이었다. 어릴적 아빠는 엄마와의 이혼으로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났다. 어렸을 적에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커서는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엄마는 병으로 눈을 감는 순간까지 편치 못했을 것이다. 스물두살 그렇게 오빠와 단둘이 되고서 15년... 그녀도 그녀의 삶을 살아야 했다. 오빠를 생활시설에 입소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녀를 이해한다. 그동안 많이 해왔다. 그렇다고 그녀도 오빠를 온전히 놓아버린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쩌면 짠했던 그녀의 삶 이야기가 어느때라도 심금을 울리는 것 같다.

누구나 이별하지만 우리는 이별에 서툴다. 그러나 서툰 이별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작은 위안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p.207)

작가는 이별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작은 위안을 얻을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지만 아직 나는 그럴 용기가 없다. 조금 더 오랜 시간이 걸리면 괜찮아질 수 있겠지만.. 아직은 그냥 서툰대로, 때로는 나만의 방법으로 잘근잘근 씹으며 그렇게 이별을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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