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생활기록부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나혁진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오는 어느날, 술에 취한 영풍. 저기 저편에서 후드를 쓴 사람이 넘어진 영풍에게 괜찮냐며 도와주려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는 찰나, 복부를 관통하는 통증. 정신을 차렸을 때, 통증은 사라졌다. 꿈이었을까. 그런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내가 명치부근에서 피를 흘린채 쓰러져 있다. 뭐지.. 영풍은 유령이 되고 말았다. 가끔 이렇게 유령이 되는 이야기들을 본적이 있다. 아주 오래전 영화 "사랑과 영혼"도 그랬고, "식스센스"도 그 축에 들어가나?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툭 털고 일어났는데, 죽어있는 내 모습을 본다면. 준비도 없이 내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정말로 억울할것만 같다. 갑작스레 이별을 하게된 가족들의 황망함은 또 어찌 말로 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의 출간전 연재를 읽었을 때 꼬마 아이가 나왔었다. 10살 어린나이에 유령이 된 아이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나 궁금했는데, 참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35살 영풍도 자신의 죽음과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텐데 그 10살 아이는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을까. 학교를 가고 합창연습을 하고, 늦지 않게 집으로 향하는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는 아이가 참으로 안쓰러웠다.

단편인듯 장편 소설인 이 이야기는 영풍이 "자신이 왜 유령이 되었나?"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 가는 가운데 다른 일들을 해결하는 사건집과도 같다. 그 답을 함께 찾으면서 "죽으면 누구나 유령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라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언젠가 갑작스런 사고로 떠난 친척을 바라보며 내 가족은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가길 바랬던 적이 있다. 내가 내 죽음을 바라보지 않길, 그리고 작별인사를 하고 가족들과 이별을 하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