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래특급 - 너무나 낯익지만 잔혹한 이야기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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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낯익지만 잔혹한 이야기 < 신 전래특급 >, 요 책 바로 전에 출간되었던 < 전율의 환각 >을 읽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긴 하다. 물론, 이야기 흐름이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지만, < 전율의 환각 >이 "조선을 뒤흔든 예언서, 『귀경잡록』 이야기의 시작"임을 표방했기에, 이 < 신 전래특급 >의 재미가 더 해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이보다 더 앞선던 < 섭주 >를 읽을 때도, 저자의 다른 책을 읽고 나서 읽어서 그런지 훨씬 더 재미났었기에, < 전율의 환각 >을 미리 읽어보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쉬움을 남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 낯익은 우리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이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의 특기인 해학과 상상력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창출해냈다. 비록 "동심을 부숴버린 거침없는 상상력의 질주"라는 말처럼 동심을 부숴버린건 미안하지만, 우리의 장화 홍련이가 여전히 약해빠져 새로 부임한 사또에게 한을 풀어달라고 하염없이 우는 것보다 산을 뛰어다니는 여전사 같은 모습이 훨씬 보기 좋은 것 같다.

「이몽룡과 겟 아웃」,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우주의 침입자」, 「심 봉사와 이창」, 「도깨비 감투와 X레이 눈의 사나이」의 4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한 이야기에서 전래동화 속 여러인물이 등장한다. 게다가 반가운 다모 채옥이도 등장한다. 그야말로 등장인물들은 낯익지만 내용은 전혀 다른 신선한 이야기와 저자의 특기인 한국적인 공포로서 독자들을 맞이하게 된다. 더불어 이 책에서도 여지 없이 등장하는 "섭주". 정말로 박해로 작가만의 섭주 월드를 만드실 것만 같다. 이젠 섭주라는 단어만 봐도 반가우니 어쩌나.

초반에 저자의 작품들을 읽을 때는 뭔지 모르는 서늘한 공포감이 있었다. 책에 집중하다가도 한번씩 뒷목을 쓸어내려야 하는 듯한 공포감이 있었는데, 이젠 너무 그만의 공포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서늘한 공포보다 이제는 작가의 어떤 상상력이 또 어떤 이야기로 펼쳐질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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