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제 11회 혼불 문학상 수상작.

은퇴를 결심한 남훈. 그는 자신의 굴착기를 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괜한 트집을 잡고 있다. 이제는 은퇴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한켠으로는 내심 은퇴하고 싶지 않은가보다. 나도 사실 부쩍이나 체력저하를 느끼는 지금 쉬고싶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냥 가는 세월이나 낚으며 쉬고 싶다가도, 일을 하지 않으면 허전할 것 같다. 그래선지 남훈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게다가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굴착기인가. 결국엔 렌트를 결정하고 안식년을 가지면서 오래된 '청년일지'를 꺼내어 본다. 그곳에 적힌 과제들을 하나하나씩 실행하기도 하고, 또 다른 새로운 과제를 적어나가기도 한다.

남훈은 스페인어를 배우고, 플라멩코 춤을 배운다. 그런 도전들이 꽤 풋풋함을 준다. 나도 은퇴를 하면 새로운 것들을 배우면서 살게 될까라는 생각들을 하면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 또한 남훈은 전부인과 헤어지면서 부득이하게 보연에게 아버지의 빈자리를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늘상 보연은 그에게 아픈 손가락이었다.

글쎄 첫느낌은 플라멩코를 정복하려 무모하게 스페인으로 떠난 남자인가라는 착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가 있었다. 새로운 언어형식이 새로운 관계를 만듭니다(p.56) 어쩌면 남훈이 배우려고 했던 스페인어만이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도전 속에서 많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남훈이 은퇴를 결심하지 않았더라면, 과거 죽을 고비를 넘겼던 그때의 이야기들을 들춰내지 않았더라면, 절대로 새로운 관계같은 것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과연, 나는 당당히 은퇴나 안식년을 선언할 수 있을까? 그저 내 일에서 잊혀지는 그때가 아니라 멋있게 이젠 은퇴할꺼야!!라고 선언하고 또 다른 관계를 만들어가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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