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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은 닦지 마라
조연희 지음, 원은희 그림 / 쌤앤파커스 / 2021년 9월
평점 :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 자신의 청춘은 근시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은 원시라고 말한다. 물론 실제로 근시와 원시일 수 있겠지만, 또 다른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 청춘시절은 숲을 보지는 못하고 나무만 바라보며, 무모할 수도 있는 도전을 서슴치 않고 벌이는 시기일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차츰 숲을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조망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는 것을 비유한 것은 아닌가 싶다. 가끔 딸아이를 보면 별거 아닌것 같은 일에 성을 낼때가 있다. 내가 볼 때는 별거 아닌것 같은데 말이다. 아마, 나도 그 나이때는 그러지 않았을까. 세월이 지나고 보니 유해지는 것이 아닌가.
잔잔하게 읇조리는 것 같은 저자의 이야기는 참으로 맘을 편하게 한다. 곳곳에 씌여있는 저자의 시는 예전에 써놓은 시들은 예전에 써놓은 것일까, 아니면 글에 맞게 새로 지은 것일까. 자신의 시를 '졸시'라고 표현하며 한껏 자신을 낮추어 말한다. 그래서 더 정감 가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 고틍 옥상에서 내려다보듯 그렇게 인생이 한 눈에 조감 될 줄 알았어요. 누군가를 더는 그리워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뜨거운 미역국에 혓바닥을 데는 일 따원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여전히 마음은 설설 끓고 목구명은 따갑기만 합니다.(p.252)
옥상에서 내려다보듯 그렇게 인생을 바라보는 때는 아직 멀지 않았을까. 조금 더 나이가 들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저자는 386세대라고 하는데, 뭐 그 정도면 아직 활발하게 활동한 시기가 싶기도 하다. < 흐르는 눈물은 닦지 마라 > 처음부터 이 제목이 참 맘에 들었다. 젊은날의 힘든 것은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 힘들면 힘든대로 그렇게 이겨나가야 더 성숙해질 것만 같다. 흐르는 눈물은 닦지 마라. 그것도 청춘의 특권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