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사를 만나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배은희 지음 / 놀 / 2021년 9월
평점 :
저자는 결혼 20년 만에 아파트를 샀다. 아이들도 다 키웠고, 이제 자유롭게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할수도 있었을 텐데, 그녀는 위탁을 선택했다. 갑자기는 아니고 막연하게 입양이나 위탁을 고려하고 있었다고 한다. 위탁가정이라는 것을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자세히는 모르고 있었다. 가정위탁제도는 부모의 사정으로 가정에서의 양육이 불가능한 아이가, 시설이 아니라 가정에서 보호받고 양육되도록 돕는 제도다.(p.19) 아이들은 조부모나 친인척 가정에서 자라면 좋겠으나 그도 여의치 않으면 시설에서보다는 어떤 가정이라는 틀에서 자라는 것이 매우 좋을듯 싶다.
언젠가 계부와 친모의 감금과 학대에 못이겨 탈출을 했던 아이가 있었다. 이 책에도 그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는데, 아이가 가고 싶다는 곳이 바로 잠시 살았던 위탁가정이었다고 한다. 그 분들이 부모가 주지 못했던 사랑을 아이에게 많이 베풀었음이 틀림없다. 아이들은 사랑을 먹으면서 커야 한다. 또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정인이 이야기도 언급되었다. 정인이는 위탁가정에 자라다가 입양되었는데, 입양부모의 학대로 인해 안타깝게도 짧은 생을 마감했다. 당시, 위탁모께서 참으로 아파하셨던 모습을 기억한다. 혈연관계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은 자신의 사랑을 아이들에게 담뿍 보내주셨다.
배은희 엄마도 작은천사 은지를 아주 귀하고 예쁘게 키운다. 다만, 주변의 사람들만이 그것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입양도 아니고 위탁을 한다고? 무슨 보상이 있지 않겠어?라는 시선이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떨쳐내고 은지의 엄마가 되어 주셨고, 가족이 되어 주셨다. 은지는 정신지체가 있는 스무살 미혼모의 딸이다. 위탁이라는 제도는 입양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그 어떤 권리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은지의 엄마가 다시 데려가겠다고 하면 그것으로 위탁은 종료된다고 한다. 헤어지기 위해 가족이 되었다는 말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5년마다 계약을 갱신한다는 말도 사실 좀 거슬린다. 그분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어찌 계약갱신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책 곳곳에 저자의 가족들의 은지를 향한 사랑을 느낄수가 있다. 이 가정의 행복을 빌어주지 않을꺼라면 차라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를. 괜한 말로 저자에게 상처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은지와 저자 가족들의 행복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