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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날다 - 우리가 몰랐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혹한 실상
은미희 지음 / 집사재 / 2021년 8월
평점 :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혹한 실상을 다룬 영화나 소설은 다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강제로 끌려가고, 이유도 없이 맞고, 배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강간당하고, 멀리 타향에서 매일 상상도 못할 일을 당하고, 도망가다가 죽고, 그리고 살아남아 다행스럽게 광복을 맞이하지만 어디로든 갈 곳이 없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실제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으신 일이고, 아직도 우리는 일본에게 정중한 사과를 받아야 함이고, 세상에 진실을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있던 내게 학생이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들 이야기는 너무 무서워서 못 읽겠다고. 무서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진실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읽어야 한다고 말해줬다. 그 아이는 15살 중학생이다. 이 소설의 순분이도 15살이다. 그리고 그 옛날 할머니도 15살 어린 소녀였다. 내 앞에서 있던 이 학생도, 그리고 15살이던 내 딸아이도 무척 어려 보이기만 하는데, 그런 나이에 혹은 그보다 더 어린 소녀들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채, 낯선 땅에 도착하는 순간까지도 비행기 부품을 만든다, 간호를 할거라는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두겁을 쓴 그들은 그 소녀들을 잔인하게 유린했다. 그리고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는 날만을 기다린다. 그때가 되면 그들은 아마도 더 당당하게 외면할지도 모른다. 사실을 말해줄 사람이 없으니까. 그래서 더더욱 우리는 이 이야기를 읽어야 한다. 그리고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방송인이 "독도가 한국땅인지도 몰랐다. 학교에서 배워본적이 없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은적이 있다. 그 당시 일을 겪어 보지 않으면 당연히 모를일이다. 그래서 교육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일본인들은 2차대전 패망 이후 자신들을 피해자로 둔갑시킨 < 요꼬 이야기 >등을 미국 내에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도서관과 학교에 무상으로 살포했다고 한다. 왜 굳이 자신들을 피해자로 둔갑시켰을까. 떳떳하지 못하니 그런것이 아닐까.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 절대로, 그래서 잊지 않을테다. 그리고 아이들도 잊지 않도록 이야기를 해줄테다. 이 책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여도 읽고 또 읽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