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꿈꾸는 대로 온다 세상과 소통하는 지혜 3
윤정용 지음 / 예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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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냥'의 기록이다. 어떤 영화와 책은 아주 오래 전에 보거나 읽은 것이고, 또 어떤 영화와 책은 비교적 최근에 보고 읽은 것이다. 처음부터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갖고 보고 읽은게 아니다. 그냥 보고 읽은 것이다. 눈이 가는 대로 그냥 보았고 손이 가는 대로 그냥 읽었다.(p.4, 5, 책 머리에 中)

이 말이 유독 눈이 갔던 이유가, '나홀로 독서(?)'를 할때 나도 그냥 제목이 맘에 들어서, 그냥 내 손길이 머물러서 그렇게 독서를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틈에 껴서 내 귀가 얼마나 팔랑귀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래? 이 책이 재밌다구', '이 책이 신간이라구'하면서 커다란 귀를 팔랑팔랑 대며 독서삼매경에 빠져든다. 어느쪽이 좋으냐 묻는다면 아무래도 후자쪽이라고 대답하겠다. 내 생각, 남의생각 비교해보기도 하고, 미처 나는 몰랐던 점을 찾아 볼 수가 있고, 독서의 폭을 넓힐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30개의 꼭지로 구성된, 고급지게 표현하자면 문화비평집이고, 평범하게 이야기하자면 리뷰라고 할수 있겠다. 나보다는 전문가시니 문화비평집이 더 어울리겠다. 여기 소개되는 영화나 책들은 대부분이 잘 모르는 것들이다. 그래서 내가 아는 책이나 영화가 나오면 얼마나 반갑던지. 그리고 어떤 것은 궁금해서 메모도 하기도 하면서 읽었다.

제일 눈길이 갔던 꼭지 중에 하나는 「화해와 용서는 선물이 아니다」였다. 첫 시작은 영화 <한나 아렌트>(2012)인데, 어느 시골 한남자가 납치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것이라는데, 바로 그 사람이 나치 전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이라고 한다. 뭐, 어느 시대나 그랬겠지만 나치든, 일제시대든, 독재시대든 호시절이 계속될것이라고 믿었지 세상이 뒤바뀐다고 상상이라도 했을까. 영화 <암살>의 이정재 대사중에서도 그런게 있었던 것 같다. 밀정이 된 이유가 일본이 망할줄 몰랐기 때문이라고 했던....맞나? 그렇다, 세상은 그렇게 내편인줄 알았지만 세상은 변했다. 그리고 기세 높던 그들은 지하고 숨어들기 바빴다. 이 꼭지에서 요제프 맹겔레라는 나치 의사는 진정한 잘못의 뉘우침이 없었기에 자신의 아들마저도 등을 돌리게 되었다. 왜 사람들은 죄를 저지르고는 신에게서 용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대신 대중에게 사과를 하는 것일까. 피해자의 앞에서 먼저 함부로 화해와 용서라는 단어를 꺼내서는 안 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화해와 용서를 요구해서도 안된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선물을 주는 사람에게 왜 선물을 주지 않느냐고 따져 물을 수도 없고 당연히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화해와 용서는 결코 선물이 아니다'(p.70) 이 구절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 여럿일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제목이 상당히 끌렸다. 그 제목과 꼭지가 마지막에 있었다. 저자는 처음부터 제목으로 생각한게 아니었다고 했는데, 꽤 매력적인 제목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들으며 자라왔고, 자식들에게도 그렇게 교육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러는 나 자신도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게 된다. 안 할수가 없지 않은가. 특히, 이 꼭지에서는 성(性)과 같이 은밀한 이야기일수록 거짓말을 더 한다며 그에 관한 영화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이 아니라서, 혹여 나에게 비난이 이어질까봐 그렇게 거짓을 이야기 하는것 같다. 그런데 그 거짓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괜찮다고 본다.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면 진실을 말하면 될테니까.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그건 회복 불가능이지 않을까. 꿈을 꾸자. 코로나가 끝날꺼라는 꿈. 잘 될거라는 꿈. 미래는 꿈꾸는 대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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