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1.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이번 샘터 2021.07월호의 부제는 " 우리 동네에서 만나요! "이다.

옛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작가 박기호의 작품이다. 처음 책을 받아봤을때, 사진이 참 정감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옛날 어린시절 골목길을 떠올리게 한다. 골목 골목을 돌아 집에 이르렀던 어린 기억이 있지만, 이제는 아마 어린시절 살았던 곳을 찾아가도 그 골목길을 돌아 살았던 집을 찾을 수 있을까. 태어나면서부터 아파트에서 살았던 딸아이는 아마도 내가 갖는 그런 추억은 없을테다. 어린시절 동네 탐방을 나가자며 손을 잡고 나를 이끌었을 때도 우리 동네는 사진속에 보이던 골목길보다는 이미 넓어진 큰길이 자리잡고 있었으니 말이다.

나의 어린시절은 이사를 자주 다녔기에 "우리 동네에서 만나요"라고 하면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20여년을 넘게 살고 있는 지금의 동네는 내 경제활동의 주무대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에 비해 아는게 정말로 없다.



그래서인지 더 눈에 띄었던 것이 "한 달 살아보기 좋은 지역"의 소개란이다. 20여년을 살면서 데면데면한 곳보다도 한달을 살아도 정겹게 살아가면 "우리동네"가 되지 않을까. 제주의 이색적인 풍경이 좋아서 여행을 가면 짧은 시간에 타이트하게 돌아다닌다. 그래서 한달정도 살아본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은퇴하고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된 것을 보니 꼭 제주가 아니더라도 꽤 흥미있는 곳이 보인다. 게다가 몰랐던 각 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활용할 수 있으면 아주 좋을 것 같다.


특히나 아주 맘에 들었던 것은, 아무래도 책쟁이다 보니 "서점" 이야기이다.



 

오래된 건물들이 주는 아늑함(p.20)을 소개해주는 글에서도 왜 눈에는 노란벽에 "서점"이라는 글귀가 먼저 띄는지.. 온라인 서점과 대형서점으로 인해서 사라져가는 동네 서점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아, 그리고 보니 우리동네의 번화가 중에 북카페가 있었다. 음료 한잔만 시키면 빵도 무제한 제공되고, 카페에 있는 책을 볼수도 있고, 자신의 책도 읽을 수 있는 공간. 가끔 수다 떠는 사람들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그 공간이 없어졌다. 그래서 더더욱 이 글들을 읽을 때 아쉬움이 짙어졌었다. 특히나, 옥수동에 "옥수서재"가 눈에 띈다. 2019년 5월에 문을 열었다고 하니, 가끔 고모님댁에 방문할때 들려봐야겠다.



이번 샘터를 읽으면서 또 한번 느끼는 건데,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 관심있는 곳에 눈이 머문다(?)라는 것이다. 커피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마시는걸 좋아라 하다보니, 자연스레 눈길이 오래 머무르게 되었다. 바로 물개 한마리가 김이 모락 나는 커피 한잔을 들고 있는 "프릳츠 커피"이다. 독특한 이 "프릳츠"라는 말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한다. 그냥 한글 폰트로만 로고를 하고 싶었는데, 너무 심심해서 '아무거나 넣어라, 물개라도 상관없다'라는 말로 이 브랜드에 정말로 물개가 들어가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아무 의미 없는 이름에 그냥 들어간 물개처럼 보이는 것에 크게 의미를 두는 것보다 구성원들이 브랜드를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이야기들, 혹은 보지 못하는 것들이 이 작은 책안에 자리잡고 있으니, 추억도 떠올리고 정보도 얻고 참으로 좋구나. 다음달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을지 궁금도 하다. 그리고, 누가 갑작스레 우리 동네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말해줄 무언가를 찾아봐야할 것 같다. 그리고 당당하게 말하리라. "우리 동네에서 만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