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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의 문제 ㅣ 진구 시리즈 1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평점 :
민음사 패밀리 데이때 혹해서 "고진 변호사" 시리즈를 구입해놓고, 장식용이 되어버리던 어느날, 애정하는 몽실러들과 떼독을 해서 읽어나가던 중 "진구"시리즈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었다. 고진의 떼독은 작년 이맘때였으니까 마음만 먹고 1년만에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430여 페이지에 비해 책이 꽤 두꺼워 보이는데, 역시 내용은 순삭이라 맘에 든다.
이 책은 「순서의 문제」, 「대모산은 너무 멀다」, 「막간: 마추피추의 꿈」, 「티켓다방의 죽음」, 「신(新) 노란방의 비밀」, 「뮤즈의 계시」, 「환기통」의 7개의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 있다. 단편들의 모음이지만 전혀 낯설지 않은, 그냥 한편으로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순서의 문제」에서 진구는 대리운전 알바를 하고 있다. 뭐 그리 뚜렷한 직장을 가지고 있지는 않치만 말이다. 어느날 원주에 가서 전화한번 해주는데 50만원을 제안하는 손님을 만난다. 50만원쯤이야.. 나라면 한다. 깔끔하게 원주가서 원하는대로 전화해주고 핸드폰 돌려주고, 이보다 쉬운 알바가 어디 있으랴. 우리의 새 주인공 진구도 수락한다. 그리고 일을 마치고 약속한 돈을 받고, 돌아서서 나오는데, 할머니 한분을 만나 그집 주인이 얼마전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문패의 주인공과 자신에게 알바를 맡긴 사람과의 성씨가 틀린게 아무래도 진구의 호기심을 자극한것 같다. 나였다면 그냥 그런가보다 했을텐데..
아무튼, 이제부터 진구의 활약을 볼 수 있었다. 나름의 방법으로 사건을 조사하고 추리해내가면서 미궁에 빠질뻔한 사건을 해결을 하긴 하지만, 살짝 정의로움은 비껴둔것만 같은 진구의 행동이 좀 의아스럽다. 진범을 세상에 널리 알려 정의사회 구현이 아닌, 은근한 협박과 현상금에 대한 집착(?)스러움이랄까. 어쩌면 또 이런 면이 더 인간다울수도 있겠다 싶다. 어쩌면 그래서 이 진구이야기가 끌리는지도 모르겠다. "고진 변호사" 시리즈 보다도 더 부드러운 느낌이랄까. 「뮤즈의 계시」에서는 고진 변호사가 등장하기도 한다. 얼마나 반갑던지.. 고진시리즈를 읽을때도 살짝 진구가 언급된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앞으로의 이야기 속에서도 고진과 조우하게 된다는 정보(?)를 살짝 얻었는데 내심 기대된다. 요즘 읽는 책은 요런 맛도 있어서 꽤 흥미롭다.
아직 진구에 대해서 모르는게 너무 많은것 같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신분 위장은 기본이고, 남몰래 침입은 물론 살짝 증거를 심어(?)둔다든지, 사건해결보다는 우선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하는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학업에 대해서 상반된 이야기를 하는 동창들.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들 등등등. 아직 진구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이제 2권 < 나를 아는 남자 >를 만나러 가야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