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의 기억 (2)

놈의 기억 2
윤이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6월

네이버 공모전 크리에이티브 선정작

만약에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이 아니라면..혹여 진실이 두려워 그 사실을 지워 버렸다면.. 참 난감한 상황이다. 그토록 아내를 사랑하는 줄만 알았던 정우에게 비밀이 있었다. 물론, 정우는 알지못했다. 사고로 기억을 잃었던 정우가 어렴풋이 자신과 지수가 싸우는 장면을 떠올렸다. 하지만 결론이 두려워 그는 자신의 기억을 지워버렸다. 어쩌면 사람들의 기억이라는 것은 CCTV 마냥 정확하지 않다. 자신에게 이롭게 해석하며 기억할 것이다. 그래서, 다른 이들의 기억을 이식받는다고 해도 진실에서는 동떨어진 조작된 기억이지 않을까.

< 놈의 기억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사이코패스를 만난다. 우리가 예전에 사이코패스를 알지 못했던 탓일까. 아니면 유독 요즘 세상에 사이코패스가 많이 등장하는 것일까. 한사람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공포에 떨게 되고 한사람은 흥미로, 혹은 그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하여 살인을 저지르는 이 상황이 그저 이야기속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세상이 너무나도 험해져서 말이다.

가끔씩 예전에 마음아팠던 기억들을 꺼내며 되새기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못된 버릇을 갖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게 가능하다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지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완전 합법적으로 말이다. 불법적으로 내 기억을 갖는 혹은 내 기억을 빼앗긴다는 것은 또다른 불행을 가지고 올 것만 같다.

완전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다. 아주 재미나게 읽었다. 영상화가 되면 꽤 좋겠지만, 가급적 책으로 상상하면서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글쎄, 만약 영상화가 된다면 볼라나? 그건 잘 모르겠다. 저자의 다음 작품도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