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 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봉달호 지음, 유총총 그림 / 시공사 / 2021년 6월

예전에 처음 24시간 편의점이 생겼을때... 맞나? 그 전에도 생겼는데, 내가 이용을 안한건가? 그럼 맘을 바꿔서 내가 처음 24시간 편의점을 알게 되었을때. 사실 잘 이용하지는 않았다. 느낌에는 24시간을 운영하고 없는것 빼고 다 있지만, 정가로 받으니 슈퍼보다 비쌌고, 그래서 내겐 유혹적이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 거리에서 그 흔하던 구멍가게나 슈퍼는 대형마트에 밀려서 사라지고(나도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니), 이곳저곳 24시간 불을 환하게 밝힌 편의점이 들어선데다, 더이상의 거부감마저 들지 않는건 세상의 흐름에 적응한 탓일려나? 너무 거창한가. 내가 살던 이 곳에도 슈퍼가 하나둘 문을 닫더니 그 자리에 차지하고 들어선 편의점이 아파트 사이를 가로지른 길에 5개나 된다.

늦은밤 출출한 배를 안고 수면바지 쇼핑을 나서는 편의점, 혹은 택배상자를 들고 접수하러 가는 편의점.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편의점 이야기가 쏠쏠한 재미를 선사하는 책이다. 이웃집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근데, 읽다보니 화가나는 부분도 있다. 가격표가 붙어 있으면 깍지 못한다는 정설... 그리고 환불이 용이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 별의별 고객들이 다 있다. 꼭 갖다 놔달라는 부탁으로 과자를 가져다놨더니 기껏 사갔다가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9봉중에 1봉은 뜯어먹고 나머지를 환불하러 온 손님이나, 스타킹 올이 나갔다며 사간지 이틀만에 교환해 달라고 하는 손님이라든지... 음.....물론 정말로 문제가 있을수도 있겠지만...정말 억지인것 만 같아서..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일명 진상(?)을 부린다는 사람들은 어느 세계에나 있는 것 같다.

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이라는 부제가 참으로 어울리는 이야기다. 단짠단짠 인생의 맛이 편의점에만 있으리오만,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상들을 느낄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누구나 힘든 코로나 세상 열심히 살아가는 또 한면을 볼 수 있었서 참 좋았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오늘도 성실하게 인생의 맛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