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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T - 내가 사랑한 티셔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평점 :
그의 이야기 중에 <1Q84>를 참 재밌게 읽은것 같은데 말이다(사실 하루키를 만난 첫작품이다.).. <언더그라운드>를 읽고 잠시 주춤했었다.. 그리고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작가였다. <언더그라운드>는 내게 좀 어려웠던걸까... 괜히 겁부터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만난 이 책 <무라카미T>는 솔직히 반가운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첫장을 넘기면서부터 그동안 무라카미와의 공백(?)이 실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계기로 무라카미와 좀 친하게 지내봐야할 것 같다.
딱히 물건을 모으는 데 흥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뒤돌아보면 방한가득 채우고 있는것들이 있다. 나도 한때, 집에 있을라치면 잠이 들기 직전까지도 음악을 틀어놓은적이 있었다. 그래서, 책을 사는것처럼 경쟁적으로 CD를 구입하고 있었다. 어느날 문득, CD를 정리하는데, 팬도 아닌 가수의 음반들을 계속 구입하고 있더라는.. 한참을 보면서..'내가 이 가수의 팬이니?'라는 질문을 내게 던지던게 생각이 난다. 무라카미에게도 티셔츠는 그런 것 같다. 그냥 '자연스레 모인 것' 돌아보니, 티셔츠를 정말로 좋아하고 있는것 같다. 그래서 수집을 하자.
무엇 하나에 꽂힌다는 것은 어찌보면 무모할수도 있으나 자그마한 자신의 행복이지 않을까. 그것으로 인해 행복할 수만 있다면 OK라고 생각한다. 자꾸만 쌓아놓는 책들을 보면서(그렇다고 책이 많은건 아니지만) 혀를 끌끌차는 식구들을 보면, "뭐! 아무말도 하지마!"라고 말하는 것도 타인에게는 어찌 보일지 모르겠지만, 언제 읽을까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만의 행복이니까 말이다.
티를 주제별로 분류하고, 또 그에 얽힌 이야기들은 나름 재미있다. 티셔츠 하나만으로도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아마도 그가 유명한 작가여서가 아니라 정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나도 가끔 좋아하는 책, 책을 구입하게된 경로 같은것을 블로그에 쓰기도 하는데 당시 생각이 나기도 해서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하는데 같은 경우라고 본다. 뭐, 나는 그에 비하면 '새발의 피'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