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이선영 지음 / 비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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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자가 발견되었다. 실족사 혹은 투신자살로 추정되는 여자. 실종신고된 사람들 중 비슷한 이가 있어서 신원은 금방 확인되었다. 언니 윤의현이 동생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신고했었다. 동생 오기현... 아마도 우울증으로 고생했는데.... 경찰은 눈치챘을까. 성이 다른 두 자매를.... 자매이긴 하지만 성이 다른, 그녀들에게는 사연이 있었다. 의현은 몇해전까지 존재를 모르고 살았던 동생을 확인하곤, 그쪽 아버지에게 연락하라고 했다. 아무래도 동생의 사건은 자살로 귀결될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살아온 동생의 시간들이 억울할 것 같다.


의현이 시간강사로 일하는 대학교. 못된 손버릇을 가진 교수가 학생들의 반발로 우선 휴직을 하고, 의현이 그 강의를 맡았다. 하지만 그 교수가 복직을 앞두고 있자, 조금씩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래까지 담보 잡힐 수 없었다. 하나 둘 지쳐갈때, 의현은 피해자인 예나의 손을 잡아주기로 했다. 왜 하나같이 지 앞가림은 걱정하면서 힘없는 학생들, 청소년들에게 음흉한 손길을 뻗는지 참 한심스럽다.


기현의 사건을 맡은 형사 규민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는 느낌이 왔고, 자신의 과거 또한 이 사건을 외면할 수 없게끔한다. 사건의 진실에 한걸음씩 다가가게 된다.


수업 하기전 한번 문제를 풀어보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수업에 임할때, 문제집 위에 있던 그 흔적들을 보면, 자꾸만 어떤 틀에만 나를 묶으려고 한다는 것을 느낀다. 자꾸 그 흔적 때문에 문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자꾸만 생각이 굳어지는 느낌. 이 소설이 그랬다. 한가지 사실로 인해서 자꾸만 내 생각이 둔해진다. 무언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맹점(시각세포가 없어 상이 맺혀도 인식못함)에 상이 맺힌듯 자꾸만 인지하지 못하는 덫에 걸리고 말았다. 그래서, 마지막에 진실에 다가갔을 때, 그제서야 모든게 선명해짐을 알게된다. 참 미련한 독자 같으니라구.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책속에서만 만날수 있는 사건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여전히 버젓히 우리 사회에서는 일어나고 있다. 사건 당시에만 호로록 불길이 일어나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분개한다. 하지만 또 시간이 흐르면 같은 사건의 반복이다. 과연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할 수 있는 세상은 올 수나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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