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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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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이라는 네임벨류에도 불구하도 그의 작품은 그다지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는 그를 영화감독으로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마도 그의 작품이 영상으로 많이 제작되었기 때문이었을까. 영화 미저리의 원작도 그의 작품이라고 들었을 때, 내가 거장 한 사람을 모른채 지나가지 않았던가라는 한탄을 했었다. 어쩌면 스티븐 킹도 자신의 명성에 작품의 본질이 가려지지 않았을까 고민에 빠진듯 하다. 그래서 이 책도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필명으로 발표를 했었다고 한다. 리처드 바크만이 스티븐 킹과 동일인라는 것은 한 서점 직원의 끈질긴 추적 끝에 한참만에 알려졌다고 한다. 만약, 그 직원의 추적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니 참 재밌는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973년, 바튼은 고속도로 확장공사 때문에 자신이 생활하던 터전에서 이주를 해야 한다. 일하는 세탁회사에서는 다른 공장부지를 알아봐야 하고, 매리와 함께 살 집도 알아봐야 한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질 않았다. 공장부지 매입기한을 넘겨버리고, 이사계획을 미루다가 모든 사실을 알게된 매리는 그의 곁은 떠나가 버렸다. 킹은 "인간이 가진 고통이라는 난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소개할 만큼 바튼이 분노로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당국의 결정, 거대 기업 앞에 그저 나약하기만 한 인간의 모습이 참 안타깝기만 하다.

이 이야기는 1973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을지 모르는,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는, 또는 금방 뇌리에서 잊혀져가버리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지금도 자고 일어나면 큰 건물들이 들어서고, 도로가 생기기도 한다. 과연 그 자리를 터전으로 삶고 있었던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요즘 출퇴근길에 오래된 아파트 부지가 재건축에 들어가느라 한창 건물들을 철거하는 중이다. 그런 철거현장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오래된 아파트였고, 이해관계가 맞아서 새집으로 들어갈 꿈에 부푼 이들이 잠깐의 떠돌이(?) 생활을 마치고서 언젠가 돌아오게 될 테지만, 이 터전에서 살다가 내몰리게 되는 다른 생명들은 어찌하나.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단순하게 수용하고 떠났을것만 같다. 하지만 나를 더 고민에 빠트리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라 하더라도 꼭 순응해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것이다. 과연 그 정책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이익을 속에 품고 있는 것인지. 머리속이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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