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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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탐정 시리즈 3탄

이 책의 다섯번째 책을 먼저 읽고 1권부터 다시 읽고 있는 중이라 스기무라 사부로가 무슨 이유로 이혼을 하게 되는가 했는데, 드디어 이번 이야기 말미에서 이혼을 하게 된다. 물론, 이 책을 시리즈로 1탄부터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주요 등장인물의 심리변화 등을 알려면 역시나 순서대로 읽는 것을 난 권하고 싶다. 사실 사부로는 이마다 콘체른의 막내딸과 결혼했다. 아내 나호코가 혼외 자식이라 오빠들과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기도 하고 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며 보호를 받으며 살아왔었다. 사부로와 결혼 할때도 그가 너무나도 평범해서 집안의 반대가 많았었다. 이번 이야기로 사건에 연루가 되면서 친척들의(물론, 장인의 형제쪽이다) 시선이 곱지 않다. 그래서 사부로도 맘이 편치는 않았었다. 그래서 이미다 콘체른에서 멀리 도망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것을 나호코도 눈치 챘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하지만 보내준다"는 말이 이렇게 공감될 줄은 몰랐다.

이마다 콘체른에서 사내보 편집을 담당하는 스기무라 사부로는 편집장과 인터뷰를 다녀 오는 길에 그들이 탄 버스가 한 노인에게 납치된다. 노인은 자신이 지목한 세사람을 찾아서 데려오라는 요구를 하고, 인질들에게는 사과의 의미로 위로금을 주겠다고 한다. 그의 빼어난 말솜씨로 모두 그에게 동화되어 가지만, 특공대가 버스에 집입하자 노인은 자살해 버리고 만다. 노인만 사망하고, 인질들은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조사를 받고 일상으로 돌아온 그들.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 되는 듯 보였지만, 정말로 노인이 말한 위로금이 당시 그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에게 보내져 온다. 이 위로금을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경찰에 신고를 해야하는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그들은 이 일에 얽힌 이야기를 풀기로 하며 사건의 전말에 다가가게 된다.

미야베 미유키 소설 중 특히나 이 행복한 탐정 시리즈는 우리가 주로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다룬다. 내가 스릴러 소설을 좋아는 하지만 책속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등은 잘 경험해 보지 못해서 이야기로만 즐기지만 이 사부로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이야기 같지 않는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래서 특히나 이번편은 850여페이지가 넘어가지만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잠깐 소개한 사건의 발단은 극히 일부이다. 하지만 여러 사건들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스토리로 짜임새 있게 연결이 된다.

거짓말이 사람의 마음을 망가뜨리는 까닭은, 늦든 이르든 언젠가는 끝나기 때문이다. 거짓은 영원하지 않다. 사람은 그렇게 강해질 수 없다. 가능하면 올바르게 살고 싶다. 착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인간이라면, 아무리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한 거짓말이라도 그 무거운 짐을 견딜 수 없게 되어 언젠가는 진실을 말하게 된다.(p.512)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 무거운 짐을 견딜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라고 다 같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이 이야기 속에는 그 무거운 짐을 스스로 내려놓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나온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거짓말의 무게를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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