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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미드나이트
릴리 브룩스돌턴 지음, 이수영 옮김 / 시공사 / 2019년 12월
평점 :
전쟁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도 돌았고, 별안간 철수 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어거스틴은 이에 불응하고 남았다. 다시 데리러 올 수 없다는 말에도 그는 북극에 남기로 했다. 연구원들이 철수한 후 발견한 여자아이 아이리스. 그녀와 함께 버려진 북극 연구소에서 세상에 통신을 하려 하지만 마치 텅 비어 버린 것 같이 고립된 것만 같다.
목성 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는 탐사선에 설리. 아무도 목성을 다녀올 수 있는 정도면 지금보다도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목성의 위성에 남겨진 로봇에서 보내오는 자료는 계속해서 수신되는데, 지구와의 교신이 끊겨 매우 당혹스럽다. 떠나온 지구보다 돌아갈 지구가 불안한 건 왜일까.
어거스틴과 설리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이 된다. 어거스틴과 설리는 혼자는 아니지만 어딘가 모르게 고독해 보인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어 감에 따라 그 둘의 관계를 짐작케 한다. 또한 결말을 향해 달려갈 때 의도치 않은 이름이 등장하면서 고민에 빠진다.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 아마도 이 책을 다 읽은 독자라면 짐작을 할 수도 있을것 같다.
이 소설의 원제인 "굿모닝, 미드나이트(Good Morning, Midnight)"낮을 떠나보내고 밤을 맞이하는 인간의 절망적인 기쁨을 노래한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서 따왔다고 한다(p.371)
제목도 살짝 어딘가 맞지 않지만 "절망적인 기쁨을 노래한다"는 것 자체도 뭔가 모순적인 것만 같다. 아무런 빛도 없는 어둠속으로 향해 내려가는 이 야기의 결말은 열려있다. 남을 수도 그렇다고 떠날수 없는 상황. 그런 상황이라면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세상의 종말에 과한 아름답고 쓸쓸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