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탐정 정약용
김재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이번엔 정약용이다!!

역사속 인물들이 주인공이 되어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마치 사실감이 더해져서인가보다. 게다가 김재희 작가라면 믿고 볼만하다. 그녀의 < 경성 탐정 이상 >에서도 실존 인물들이 등장해서 사실감을 더해 독자를 흥미진진한 세계로 이끌었다. 정약용이 등장하는 소설은 처음이다. 항상 천재적인 실학자로만 대해 왔다가 탐정으로 등장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다. 워낙에 많은 책을 집필을 했던 이라, 그의 해박함이 탐정으로 활동하기에 딱 어울린다.

약용은 아버지의 상을 당하여 여막살이를 하는 중이었다. 빗소리 가운데 들리는 두번의 비명소리. 그 비명소리 끝에서 약용은 살인사건과 마주한다. 그 살인 사건을 해결하려다 물에 빠진 자신을 구해준 무녀 채련. 그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 하지만 자신에 비해 한없이 신분이 미천한 그녀에게 말을 걸기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약용은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서학의 기독교 사상에 심취해 있었다. 또 생각나는 한사람, 아주 오래전, 동굴 앞에서 마주친 '진'이라는 남자이다. 그는 평등교 교조 이다. 이 살인사건이 너무나도 쉽고 빠르게 범인을 가려내어, 살짝 단편인가라는 생각에 의아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채련과 첫인연을 맺게 됨은 물론 아주 오래전부터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사건을 꺼내 드는 출발점이 되었다.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정약용의 등장만으로도 이 이야기는 꽤 흥미진진하다. 더군다나 당시에 암암리에 천주교에 대한 교리가 퍼져나가고 있어서 그에 얽힌 이야기들에 대한 고민을 할 수도 있다. 과연, 평등을 이끌자고 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 순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동의 세상이 오게 될 거야. 재산을 공유하고 각자 사회를 위해, 남을 위해 힘을 합쳐 일 한 뒤 그 수확물을 균등하게 나누는 그런 세상이 올거야. 조선의 온 백성이 양반, 농민, 노비 할 것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한몫을 하며 동등한 노동에 종사하여 같은 종류의 음식과 재화를 공동으로 소유할 날이 올 거라네. 그 안에서는 남녀의 차이도 없으며 노소의 차이도 없이 모두 똑같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걸세.(p.333) 과연 그런 세상이 올까 싶다. 그저 이론적으로나 가능하나 세상이지 않을까 싶다. 더 나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기대 속에서만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더 나은 세상은 오지 않았다. 여기저기 비집고 올라오는 인간의 야비함이 우리에게 그런 세상으로부터 한걸음씩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왜 소설인데, 자꾸만 고민을 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혹시나 주인공이 정약용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번도 제대로 정약용이란 사람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없었던 것만 같다. 이 책을 덮고 나니 정약용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졌다. 정말로 작가의 말처럼 정약용의 깊은 애민 정신과 실학사상을 한번 만나봐야 할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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