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K의 미필적 고의 - 이춘길 소설집 걷는사람 소설집 3
이춘길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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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고의 :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어떤 범죄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인식(예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의 발생을 인용한 심리상태(출처: 두산백과)


어떤 단어를 보면 대충 의미를 알겠는데, 정확하게 그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이 미필적 고의라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일부러 무언가를 했다는 것을 알겠지만, 정확하게는 알지 못했던 듯 싶다. 그럼 형사 K는 자신의 위험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계속해서 수사를 해나갔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소설집에는 따로따로 발표되었던 7편의 단편들이 묶여져 있다. 발표시기는 다르지만 혹여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염두해두고 연관성으로 쓴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는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단편이라 자세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떤 인물등으로 인해, 혹시 그 작품성과 연관성이 아닌가 의심할 수 있겠다. 단편에 약한 나로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말은 꽤 놀라운 수확이라고도 하고 싶다. 다시 『형사 K의 미필적 고의』로 돌아가자면, 형이 몰고 다니는 차의 명의자는 나로 되어 있지만, 실제 사용자는 형이었다. 정기 검사를 못받으니 정기검사 의무 위반으로 벌금이 부과되었지만 낡은 차는 멈춰섰고, 세금과 벌금이 있으니 폐차를 못하니 불법으로 폐차를 하게 되었다. 벌금을 내고도 폐차되었다는 증거는 없으니, 세금은 계속해서 나오고 영 골칫거리가 아닌가 싶다.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기만 하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좀처럼 종착지에 도달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를 계속 따라가다보면 뭔가 의구심이 생긴다. 과연 나의 말은 맞는 것인가.. 그를 궁지에 몰고 있는 형사K. 정말로 형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형사 K는 이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짧은 이야기이지만 뭔가 뒷통수 한대 얻어 맞은 그런 느낌이다.


이야기들 중에 또 한 편을 들라면 『카라반』을 들고 싶다. 동생이 친구들과 바캉스를 계획했는데, 서로의 개인적인 사정때문에 갈수 없게 되어서 언니에게 이 카라반을 이용하라고 주게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휴양림 속에서 괜시리 언니는 무언가 불편함을 느끼며 망상에 빠지게 된다. 아마도 그것은 동생과 남편은 동문사이였고, 또 자신은 가정주부인데 반해 동생은 연봉이 높은 은행원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자격지심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동생에게 직접 물어보거나 하는 방법이 아니라 혼자사 의구심을 키워만 가는것만 같아 안타까웠다. 살짝 어떤 식의 마무리가 아닌 열린결말조로 끝나서 가뜩이나 단편에 약한 나로서는 쉽사리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힘들어서 기억에 남는다.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보다 갸웃한 순간이 압도적(p.248)이라는 평론가의 말에 동의할수 있을 것같다. 절대로 긴장의 끈을 놓고 읽어서는 안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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