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살아간다는 것
사쿠라기 시노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사쿠라기 시노는 처음 만나는 작가인데, 매력있는 작가인가보다. 주변에서 그녀의 작품을 추천해주는 이가 많다. 참 잔잔하면서도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소설이라고나 할까 싶다.


이제는 거의 실직자와 다름없는 영사기사로 일하고 있는 노부요시. 영화감속에 대한 평론을 써보곤 있지만 이렇다할 결과는 내지 못해 생활비를 의존해야만 하는 아내 사유미한테 늘상 미안하다. 그런데, 홀로 사시는 어머니는 치매 증상까지 보인다. 참 난감스럽다. 사유미는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부요시와 결혼했다. 특히나 사유미의 어머니는 안정된 직장도 없는 노부요시를 반대했고, 거침없는 말로 사유미를 자꾸 멀어지게 한다.


노부요시와 사유미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화자로 등장하는 이 소설은 잔잔하면서도, 각자만의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살아간다는 건 어찌보면 수많은 인내를 통해 맞춰 가야 하는것 같다. 때론 경제적인 문제가, 때론 외면하는 마음등이 발목을 붙잡을지 모르지만 노부요시와 사유미는 묵묵히 잘 견뎌나가는 것 같다. 혼자 살면서 괜히 싼 가격에 음식을 많이 산다고 생각했던 노부요시의 어머니 데루는 40여년을 넘도록 살아왔던 집에서 먼저 떠난 남편이었지만 늘상 혼자가 아닌 둘로서 살았다는 것은 노부요시는 사유미를 통해서 알게된다. 왜 미리 어머니에게 마음을 여는 자식이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노부요시의 부족한 부분을 사유미가 혹은 사유미의 한켠을 노부요시가 채워가며 둘이서 살아가게 된다.


"나이 먹으면 어떤 싸움이든 다 오락이 되지"(p.272)


이 말에 공감을 하게 된것이 그 옛날 그 당시에 꽤 고민스러웠던 일들이 지금에서야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해주게 되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게 된다. 세월이 흘러봐야 알게 되는 것들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둘이서 살아간다는 것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나이를 먹으면 둘인듯 하나가 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쿠라기 시노 그녀는 참 잔잔하면서도 따듯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속삭이듯이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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