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조지 오웰 지음, 김욱동 옮김 / 비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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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비채에서 출간된 이 책이 "책을 읽어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선정되었던가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책 띠지에 그 프로그램의 이름이 침범당하기 전에 난 이 책을 소장할수 있었다. 일부러 이 책을 산건 아니고 도서정가제를 하기 전에 엄청 럭키백에 열을 올리던 그 시절, 비채가 진행하는 럭키백에 2등으로 당첨되어 받은 책중에 이 책도 있었다.(럭키백에선 그리 챙겨두더만 서포터즈는 왜 매정하냐)


이야기가 옆으로 샜지만, 이 책은 190여페이지에 걸쳐 < 동물 농장 >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리 길지는 않다. 그리고 80여페이지에 걸쳐 해설이 붙어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읽었다. 가능하면 각주도 읽기 않았다. 당연히 그 프로그램도 보지 않았다. 그냥 온전히 이 책을 나만의 느낌으로 만나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어느 것이 돼지의 얼굴이고 어느 것이 인간의 얼굴인지 도저히 구별할 수가 없었다(p.190) 이 마지막 문장을 읽고난 나의 느낌은, 아니 읽는 내내 느껴왔던 생각은 조지 오웰은 정말로 천재이며, 역사는 반드시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1944년 2월 탈고 했다고 하고, 나는 2020년 끝자락에서 이 책을 읽고는 있지만 소설속 이야기는 어처구니 없게도 지금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과 꼭 닮아 있다. 새로운 세상을 꿈꿔왔던 동물들은 힘을 합쳐 그 세상을 만들어 냈다. 그야말로 동물들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7계명도 만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모든게 다 욕심 때문이 아니었을까. 거짓정보를 흘리고, 나와 대치되는 이들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잇속에 맞게 7계명을 바꾸어갔다. 어느 것이 돼지의 얼굴이고 어느것이 인간의 얼굴인지 구분할수 없었다라는 슬픈 진실말이 남은것 같다. 인간들만 몰아내면 동물들의 천국이 될줄 알았는데, 그들 속에 또다른 모습의 인간들이 숨어 있지 않는가. 언젠가 '민중은 개, 돼지라 금방 잊는다'라는 말이 생각나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 돼지들이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그들이 진정으로 권력을 가진자들이고 세 치 혀를 내두르는 이들이 아닌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나 영상물에서 친일을 하는 이들에게 "왜 조국을 배신하고 친일을 했냐"고 물으면 항상 돌아오는 대답이 "독립이 될 줄 몰랐다"라는 말이었다. 누군가에게는 한평생이었을 40여년간의 기간동안 식민지로 전락해 살고 있었으니 어느 누가 독립을 생각했을까. 하지만 독립은 왔다. 역사는 반드시 반복되는 것처럼 지금의 호시절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내가 읽은 조지 오웰의 소설은 올해 < 1984 >와 이 < 동물농장 >이 전부이다. 아무래도 당시를 풍자하는 날카로운 시점에서 씌여진 소설이다 보니 이 두 작품의 마지막은 항상 서글프다. 하지만 그렇다고 암울하지만은 않다. 소설을 읽고 깨달음을 얻는 이들이 있지 않겠는가. 나 역시 절대로 저 못된 개, 돼지들에게 순응하며 살아가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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