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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독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10월
평점 :
행복한 탐정 시리즈 2탄
이번 이야기는 크게 두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즐기던 노인. 그가 갑자기 바닥에 쓰러진다. 주변사람들이도움의 손길을 내밀지만 노인은 끝내 사망한다. 원인은 청산가리 때문이었다. 독에 중독되어 사망한 것이다.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수 있는 독은 무엇인가. 이렇게 맹독성 물질도 있을것이고, 흔히 이야기하는 새집증후군도 있을테고, 또 토양을 오염시킨 독에 의해서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수도 있게된다.
또 하나의 다른 축은 바로 인간이 다른 사람에게 내뱉는 이름없는 독이다. 스기무라 사부로는 회사내 편집부의 직원이었던 겐다 이즈미가 난동으로 해고당하자 회장에게 온갖 거짓말로 일관된 편지를 보낸 사건을 해결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녀의 이력서는 거짓이었고 전 직장에서도 비슷한 일로 그만두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겐다 때문에 곤혹을 치루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도대체 이 겐다라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왜 이러는가 의문이 생겼다. 나이도 속이고 학력도 속여가면서 죄를 덮어씌우며 남이 곤란하게 되는 것을 즐기는 것일까. 도무지 정상적인 상태로는 행할수 없는 그런 일들이다. 거짓인줄 알면서도 우기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렇게 믿는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전자의 경우인것 같다. 여기 겐다라는 여자도 전자의 경우였다. 만약에 병으로 인한 후자의 경우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겠지만, 전자의 경우라면 정말 답이 없지 않은가.
사람이 사는 한, 거기에는 반드시 독이 스며나온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들이 바로 독이기 때문에.(p.538, 539)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만큼 무서운 존재는 없는것 같다. 지금 우리 일상을 코로나가 망가트리고 있다고 해도, 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를 둬야 한다고 외쳐도 놀러갈 사람들은 다 놀려가고, 식당에서 떠들 사람은 떠든다. 마치 자신은 정의로운 사람이라 외쳐도 빈수레가 요란하듯 하는 행동은 혀를 차게 만들뿐이다.
나는 우리 안에 있는 독의 이름을 알고 시다. 누가 내게 가르쳐다오. 우리가 품고 있는 독의 이름이 무엇인지를(p.539)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스기무라 사부로는 다음 편인 <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사립탐정으로 독립한다고 한다. 아마도 그는 '이름 없는 독'의 정체를 규명하고 싶어서 탐정의 길을 선택한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스기무라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