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와 모라

노라와 모라
김선재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11월

왜 녹색 글씨였을까, 독특하다 했는데, 노라와 모라의 이야기로 구분된다. 참 특이한 이름의 '노 라'와 '양 모라'. 마치 자매같은 이름의 두 사람이다. 노라와 모라가 같이 살게 된 이유는 노라의 엄마와 모라의 아빠가 재혼하면서부터이다. 그렇게 그녀들은 가족이 되었다. 나이도 같고 생일도 엇비슷한 둘은 7년을 함께 하면서 모호하게 서로를 경계지으면서 살았었다. 그 둘에게 있어 어린날의 상처가 서로들 경직되게 만들었나보다. 부모의 이혼으로 그 둘은 다시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20년후, 모라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요즘에는 가족의 의미가 많이 달라진것 같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가족도 있다. 아마도 어린날의 기억때문에 노라와 모라는 마음을 열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노라보다는 모라가 더 정에 고팠던 것 같다. 아버지는 일때문에 그녀를 홀로 내버려 두었고, 아마 그녀 생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이 노라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되었을때, 제일 먼저 노라를 떠올리게 되었다.

아마도 노라와 모라에게는 결정권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원해서 가족이 된 것도, 또 그들이 원해서 헤어진것도 아니었지만, 마음 한켠에 서로를 그리워하는 맘이 있었나보다.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많은 시간이 흐른뒤에 그들만의 방법으로 서로를 치유하게 된다. 독백같은 그녀들의 이야기를 쫓아가다보면 그녀들의 아픈 과거를 어루만져주고 싶다. 무심히 읽어내려갔던 그녀들의 이야기가 어쩌면 그녀들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던 희망이었을런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