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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 한 사내가 72시간 동안 겪는 기묘한 함정 이야기
정명섭 지음 / 북오션 / 2020년 11월
평점 :
이 작가 참 다재다능한것 같다. 처음 정명섭 작가를 만난건 < 저수지의 아이들 >이었다. 실은 < 어위크 >를 먼저 읽었지만 그 책속에 어느편인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온전히 작가의 이름을 기억한 것은 < 저수지의 아이들 >이다. 5.18 민주화 운동을 색다르게 동화처럼 접근했던 책이었다. 그 뒤에 만난 '을지문덕 탐정록'은 색다르게 을지문덕 장군이 탐정으로 등장시키며 거침없이 독자를 역사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로 그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작가인것 같다. 시대나 장르를 가리지 않으니 이런 작가를 만난것은 독자로서 복이 아닐까 싶다.
한때 잘 나가던 배우 강형모. 정말 그는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한물간 배우이기도 하다. 온갖 추잡한 사건에 얽매여 있는 그는 돈많은 서미진을 꾀어내어 돈을 뜯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도통 맘대로 되지 않았다. 어느날 미진은 여행을 가니 트렁크를 옮겨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투덜대며 약속장소로 옮겼지만 그 안에는 미진과 그의 아이들이었다. 순간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누군가의 모함이다. 나를 추락 시키기 위한 함정이다. 거기에 걸려 든 것이다. 누명을 벗어야만 한다. 시체가 담긴 트렁크를 파주인쇄단지근처 쓰레기장에 숨긴뒤, 앞으로 72시간안에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처절한 사투가 벌어지게 된다.
추리, 서스펜스, 스릴러가 혼재돼 숨 쉴 새 없이 질주한다라는 말처럼 한번 잡으면 놓을수 없도록 책장을 넘기게 된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오히려 내게 함정을 파고 내 발목을 잡은 것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것 같다. 사람들은 흔히들 그렇게 착각을 하고 사는것 같다. 내가 이런 사람인데. 다른 사람을 잠깐 속이는 것뿐인데 뭐. 하지만 무심코 했던 일들이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앗아가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희망을 없애 버리고 싶었어." 가장 위험한 일이다. 만약에 판도라의 상자에서 희망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세상은 참으로 절망적이었을 것 같다. 그나마 희망이 남아 있으니 그나마 살아가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