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 전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2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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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솝 우화 > 어릴때부터 누구나 쉽게 접해온 책이다. 당연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화책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얼마전 읽은 < 고전 읽기 독서법 >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 이솝 우화 >는 각색된 이야기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니.. 이럴수가. 그러니 지금껏 이 이야기를 동화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그래서 한번쯤은 각색되지 않은 책을 읽어보고자 마음 먹었었다.

많은 사람은 이솝 우화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재미있고 교훈적인 이야기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솝 우화는 성인들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었고, 대중연설가나 수사학자들이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자신이 말하려는 것들을 재미있고 재치 있게 제시하고자 사용했다. 따라서 어린이들을 위한 이솝 우화의 대부분은 원래의 이솝 우화를 거의 완전히 개작하다시피 한 것으로 그 뼈대만 겨우 남아 있을 뿐이다(p.432,433)

우선 77번째 이야기 '족제비와 쇠줄'을 보면 족제비가 대장간에 들어갔다가 거기 있던 쇠줄을 핥았다. 쇠로 된 줄에 문지른 혀에서는 피가 많이 흘러나왔다. 족제비는 쇠에 덧입혀진 뭔가를 빨아먹는 줄 알고 기뻐하다가, 마침내 혀를 완전히 잃고 말았다(p.110)고 한다. 어린이들에게 읽히기는 좀 그렇다. 생각만 해도 뭔가 좀 서늘하지 않는가. 자신의 혀에서 피가 나는 것을 알지 못하고 계속해서 핥았다니 말이다. 아주 오래전에 읽은 이솝우화에는 이런것이 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게다가 기억에 없는 것을 보니 딸아이에게 읽어준 기억이 없는 것으로 보아 어린이용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이야기일수도 있겠다. 이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슨 일에서든지 이기고 말겠다는 욕심 때문에 화를 자초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라고 적혀 있다. 이것은 이솝이 말한 것은 아니고 이솝 우화를 수집한 사람들이 덧붙인 것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종종 '이 우화에는 교훈이 없다'라는 말이 나오곤 한다. 아마도 더 연구를 해야 하나?

또하나 놀라운 점은 이솝과 그의 우화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년)라고 한다. 그저 어떤 동화작가가 썼겠거니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솝은 아리스토텔레스보다더 앞선 기원전 620~564년경에 살았던 "아이소포스"인데 영어식 이름으로 "이솝"을 사용하는 것이란다. 때론, 잘안다고 생각했으나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아마도 올해 알게 된 사실중에 쇼킹한 이야기를 들자면 바로 이 <이솝 우화> 이야기를 꼽을 수 있을것 같다.

여러 이야기 중에 6편에 나오는 날개 꺾인 독수리와 여우 이야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어떤 사람이 독수리의 날개를 꺾은 후 마당에 풀어놓고 집에서 키웠는데, 날 수 없는 독수리는 정말로 절망적이었을 테다. 그러던 어느 날 독수리는 다른 사람에게 팔렸는데 두번째 주인은 독수리의 날개를 치료해 주어 다시 날게 해주었다. 다시 날 수 있게된 독수리는 토끼를 잡아 두번째 주인에게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자신을 돌봐준 이에게 보답을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를 본 여우의 말이 두번째 주인은 천성적으로 착하니, 만약 첫번째 주인이 또다시 널 붙잡는다면 다시 날개를 꺾을 것이니 첫번째 주인에게 선물하는게 옳다고 한다. 여기서는 은혜 입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보답하면서도, 자기에게 해를 입히는 악인들의 마음도 돌려놓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라는 교훈을 준단다. 어쩜 내 성격으로는 절대 그러지 못할것 같긴 하지만 아주 오래전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나 지금 세상이나 세상을 살아가려면 비슷한 대처를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을 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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