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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자살
조영주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온라인 독서모임(몽실북클럽)으로 지난달에 <붉은 소파>를 읽었었다. 예전에 한번 읽었고 이번이 재독이었는데, 함께 읽었던 이들로부터 이 <혐오자살>의 형사가 바로 <붉은 소파>에 등장했던 감나영이라고 들었다. 가끔 한 소설에서만 등장하고 마는 캐릭터가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새로운 인물도 좋지만 시리즈격으로 나오는 것도 독자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혐오 자살>에서는 형사 나영의 역할이 그렇게 도드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결정적인 이음새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전작의 <붉은 소파>를 꼭 읽을 필요는 없겠지만, <붉은 소파>를 읽었다면 보다 빠른 이해를 나영의 이야기에 빠른 이해를 할 수가 있다.
명지는 벨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다. 준혁의 어머니의 전화였다. 어머님?하고 물었지만, 뜻밖에 준혁의 아버지였다. "준혁이가 죽었다." 14년을 사귄 명지의 남자친구. 그런데 그가 죽었단다. 머리에 통증을 느낀 명지. 자신의 이마에 멍이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지난밤 준혁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리고 그녀는 준혁을 베란다 밖으로 밀어버린 것이 떠올랐다. 정말로 명지 그녀는 준혁을 죽인 것일까.
"이 나라를 떠나!"라는 메모와 함께 난민 연쇄 살인 사건을 쫓는 나영, 자신의 과외 선생님이었던 김준혁을 다시 만나 14년간의 연인인 또 다른 김준혁과 헤어지려다 그를 베란다 밖으로 밀어 버린 명지. 힘들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 이사한 곳에서 이상한 일을 겪게 되는 준혁. 이들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조각난 사건의 퍼즐을 맞추어 가게 되면서,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게 된다. 처음에는 공통점이 많은 2명의 김준혁이 등장함과 또한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이야기 속에 살짝 모호했지만, 금새 이야기 속에 녹아 들어가며 결말까지 한걸음에 내달릴수가 있었다. 요즘 같이 코로나로 외출이 번거로운 때, 무료함을 달랠수 있는 재밌는 미스터리 스릴러임에는 틀림없다.
형사 김나영이 등장하는 <반전은 없다>라 는 소설이 있다고 한다. 이 <혐오자살>은 <붉은 소파>와 <반전은 없다>의 사이의 사건이라고 한다. <붉은 소파>에서는 한때 303사건의 피해자였던 나영이 왠지 모르게 불안한 모습이였다면, 지금 이 소설속 나영은 조금 더 단단해진 형사의 모습니다. <반전의 없다>에서의 나영은 또 얼마나 성숙해졌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