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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인 센스 - 지식의 경계를 누비는 경이로운 비행 인문학
김동현 지음 / 웨일북 / 2020년 6월
평점 :
지식의 경계를 누비는 경이로운 비행 인문학
누가 알았을까. 내가 또 이런 책을 읽다니. 세상에는 재밌는 책들이 참 많다. 하지만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냥 비행기가 슝~하고 지나가듯 그렇게 지나쳐버릴 또 하나의 책을 만났다. 잘 알지 못했던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나는 것 같아 너무나도 재밌게 책장을 넘긴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말이 바로"지금은 당연시되는 엄격한 공항 보안 검색이 실은 수많은 희생을 치른 뒤 보완된 시스템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또 얼마나 있으랴."(p.4)이 한마디이다. 비행기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자칫 큰 사고 이어지며 엄청난 희생을 따르게 한다. 또한 책장을 덮으며 지금 내가 이용하고 있는 비행편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안전이라는 신뢰를 쌓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미 서부 개척 시절, 강도들은 마차가 자주 다니는 길목에서 노략질을 했는데, 강도들은 달아나는 마부 옆으로 바짝 따라 붙어 권총을 머리에 들이 해고"Hi, Jack"하고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하이 잭하고 인사를 하는게 아니라 "이제 그만 세우지?"하는 협박이란다. 비행기 납치를 일컫는 하이재킹(hijacking)이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하이재킹도 있지만 가장 전세계를 놀래게 했던 것은 2001년 9월 11일 911테러가 아니었을까. 비행기를 납치해 그대로 세계무역센터로 돌진한 사건이야 말로 비행 역사상 찾기 힘든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비행기를 몰던 기장들은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다. 승객을 태우고 비행하는 에어라인 조종사가 갖추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조종 기술 이전에 신중한 태도와 책임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고 한다. 이륙을 한 순간부터 그들은 승객을 안전을 책임을 지는 존재이다.
아직 장거리 노선의 비행기를 타보지 않아서 인지, 단거리 국내선을 탈때면 그다지 승무원들의 비상시 행동요령을 별로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행동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되었다. 저산소증이 인체에 아무런 자각이나 고통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비행중 산소 마스크가 떨어졌을 때 바로 쓰지 않는다면 몇십초도 안되서 의식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비록 단거리를 간다해도 승객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들을 위해 적극 협조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명깊은 것은 어떠한 비상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기장들과 승무원들의 모습이다. 영화 <허드슨강의 기적>에서 설리 기장을 연기한 톰 행크스는 이를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핸단다. 기러기 수십마리가 조종실 창에 부딪히고 엔진이 모두 꺼지는 상황에서도 설리 기장의 표정과 태도는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것처럼 변화가 없었단다. 톰 행크스가 좋아서 이 영화를 보았지만 그 속에 실제 설리 기장의 모습까지 못 보았던 것이 너무나도 아쉽다. 어쨌든 난 또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분야의 한 면을 만날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허드슨 강의 기적>을 한번 더 봐야겠다. 톰 행크스에 넋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고 침착한 태도로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한 기장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지켜봐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