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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살리고, 나는 더 단단해졌다 - 감동육아에세이
한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7월
평점 :
요즘 같은 시대 여성도 사회에 진출을 하느라 결혼도 많이 늦어지고 그에 따라 출산도 늦어졌다. 예전에 비해 늦어졌다고는 하지만 어쩜 이제 대세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도 30대 중반에 들어갈 즈음 결혼을 하고 1년을 고생하다가 찾아간 병원에서 난포호르몬 수치가 너무 낮아서 자연임신이 힘들어 난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호르몬 약을 먹고 주사를 맞고서 임신이 되었다. 얼마나 기뻤을가. 기뻤던 것도 잠깐 27주때 때 조기 진통으로 인해 위험을 맞이했다가 겨우 정상적으로 아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아기는 호흡이 힘들어 신생아가 중환자실을 드나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후두 연화증(후두 부분 근육이 아직 채 단단해지지 못해서 숨을 쉴 때마다 조금씩 좁아짐)'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아이의 상태는 계속 좋지 않았고 결국엔 '선천적 기관 협착'이라는 병을 진단받게 되었다. 호흡이 힘든 아기는 결국에는 기관절개를 했다. 기관지가 좁기 때문에 자칫 빠지게 되면 큰일이 생기게 되서, 꼭 2주에 한번씩 여전히 병원에서 기관절개관을 교체한다고 한다.
"백설기는 언제 어디서 잘못되어도 이상하지 않아요. 어머니 백설기 잘못될 수도 있습니다."(p.94)
어느 부모가 아이가 언제 어디서 잘못되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을 받아들일수가 있을까.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아닐까. 저자의 아이만큼은 아니어도 잔병치레 없던 나에 비해 딸아이는 이래저래 병원에를 많이 다녔다. 초등학생때 요로결석 때문에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하고, 초음파 파쇄기 시술을 받은 최연소 아이라고, 병원에서도 의료진이 안절부절못했다. 급기야 여러번 주사를 맞다가 대성통곡을 하던 딸아이가 얼마나 안쓰러웠던지 모른다. 그런데, 이 아이에 비할데는 아니지만 이 어린것이 아직도 고생을 한다니 참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엄마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단단해지는 그런 존재이다. 저자도 점점 더 단단해지고 마음에도 여유를 갖게됨이 전해져온다. 지금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조언을 해주면서 아이와 함께 단단한 삶을 살고 있다. 이 가족에게 정말로 응원을 보내고 싶다. 다만 이 글을 읽을 때, 아이를 백설기로 남편을 초콜릿으로 표현하는게 살짝 감동을 반감시킨다고나 할까. 저자가 운영중인 블로그에서는 이름을 다 공개하던데, 아니면 가명을 써도 되었을 텐데 그점이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