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도 -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
김영권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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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우연이었을까.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선감학원에 피해자들에 대한 뉴스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또 전날 즐겨보는 시사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의 이야기가 바로 이 '선감학원'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의 원 모델인 임용남씨의 증언도 이어진다. 과연 그때 그 장소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선감원은 일제 강점기 조선 땅에 세워진 어린이 강제 수용소라고 한다. 해방후에도 독재 정부가 이어받아 어린이들을 강금하고 강제노동, 아동학대, 성폭행들이 자행되었다고 한다. 길을 떠도는 부랑아들을 수용하고 성인이 되서 새출발을 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나 실제로는 부랑아도 고아도 아닌 아이들이 단지 옷이 남루하다는 이유로 끌려온 것이다. 굶주림과 폭행을 못이겨 바다를 건너 탈출을 시도하다가 빠른 유속의 바닷물을 만나 많이 죽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소년판 '삼청교육대'라고 할 수 있겠다.


어린 용운은 엄마 손에 이끌려 고아원으로 갔다. 하지만 부모가 있기에 받아줄수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다행히 엄마와 다시 살게 될지 알았다. 앞으로 엄마 말을 잘 들을꺼라 맹세도 했다. 서울역에서 엄마는 먹을 것을 사오겠다고 했다. 사이다와 사올테니 여기서 기다려라 하고선 더이상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용운은 이 험한 세상에 홀로 남게 되었다.


선감도에서 일상들과 더불어 용운의 과거가 교차되면서 서술되는 이야기는 어느 하나 비참하지 않은 것이 없다. 어린 자식을 어떻게 버릴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8살이던 딸아이의 모습이 떠올라서 용운의 손을 놓아버린 비정한 엄마를 욕할 수 밖에 없다. 엄마를 찾기위해서 아니면 살아남기 위해서 그 어린 것이 길거리에서 혹은 고아원에서 지내다 선감도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의 노역과 폭행으로 몇번의 탈출시도의 실패로 인해서 더 큰 고통을 당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수산 작가의 <군함도>가 생각이 난다. 군함도로 강제 징용을 떠났던 조선의 청년들도 그곳에서 강제노역과 폭행에 시달리다가 바다건너 도망치기도 한다. 죽어서 떠밀려 오기도 하고, 실패하고 붙잡히면 엄청난 매질을 당하게 된다. 어떻게 일제시대의 있었던 일이 어린이들에게 그리고 이 땅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까.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소설이라 더욱더 마음이 아팠다. 오늘따라 "꽃으로도 아이들을 때리지 마라"라는 말이 더 떠오른다. 원래의 선감학원의 목적은 일제의 소년병 착출이었다 하지만 그를 이어받아 부랑아 갱생을 목적으로 한다는 미명아래 아이들을 학대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 진실이 국가차원에서 정확하게 밝혀지고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생존 피해자들에게 정중한 사과가 있었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짓 몰랐을 사실을 알게되어 더 이소설의 의미가 있는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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