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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핀 베르톨롱 지음, 유정애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평점 :
1998년, 전 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던 나타샤 캄푸슈의 실종사건에서 영감은 받은 소설이다. 나타샤는 등교길에 납치를 당해 무려 8년동안이나 감금생활을 했다고 한다. 탈출후에는 자신이 갇혀 살던 집을 구입했는데, 혹시나 이곳을 다른 사람들이 사들여 관광지로 삼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너무나도 짠해서.. 슬프다.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더욱더 마디손의 관점에서 서술된 이 이야기가 더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어린 나이에 겪어야 했던 공포감, 외로움, 가족들에게 잊혀진다는 생각들... 나타샤는 그리고 마디는 그 긴 세월을 어떻게 견뎌낼수 있었을가.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은 나타샤와 마디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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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마디손의 엄마의 편지, 마디손의 감금생활, 그리고 마디손이 사랑(?)하는 선생님 스타니 슬라스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온다. 아직까지 솔직히 스타니의 이야기는 좀 의미를 모르겠다. 아마도 마디손이 할아버지가 자신을 찍어 출간한 사진책을 선물한 선생님이기도 하고, 감금생활동안 가족과 함께 의지해서 그랬을까, 도무지 좀 생뚱맞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마디 엄마의 편지는 같은 엄마의 입장이라 그런지 공감을 할수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딸, 몸값의 요구도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더라도 어떻게 엄마의 마음 속에서도 아이를 지울수 있을까. 나를 포기시킬려면 아이의 시신을 가져오라는 그 절규가 이해될 것 같다. 아마도, 나였다고 해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에는 정말이다라는 전화를 받고, 어느새 훌쩍 커버린 딸아이를 다시 만났을때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예전에 <염원>을 읽었을 때가 생각났다. 범죄에 연루되어 사라진 아들. 아들이 결백하다면 희생자가 되어야 하고, 아들이 가해자여도 살아있기만을 바라던 그런 위태로운 상황의 이야기였는데, 그때도 나는 후자이길 바랬었다. 살아만 있다면 모든 비난을 받을지라도 지금의 삶을 포기하더라고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이를 가슴에 묻고는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절실해서.... 아마 나도 마디의 엄마였다면, 내 딸아이가 사라졌다면, 아이의 생사를 한자락이라도 확인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참 용감했던 마디. 그녀는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참 영리한 아이였다. 다시 세상으로 나온 아이. 그리고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던 마디손 에샤르. 그녀의 앞날엔 이젠 축복만이 있었으면 좋겠다. 실제 모델이었던 나타샤에게도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