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 삶의 진정한 의미를 던져주는 60가지 장면
정재영 지음 / 센시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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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후에 죽는다는 걸 아는 사람은 사소한 일이나 바보 같은 일 그리고 무엇보다 나쁜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p.8)


톨스토이의 말이다. 요즘 <전쟁과 평화>를 읽고 있는데, 이렇게 여기서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다. 내 인생이 30분 밖에 남지 않았다면 나는 무엇을 하게 될 것인가. 공포에 떨지는 않을까. 삶의 끝 다음에는 어떤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생각해서..


삶의 끝이 오기전에 깨닫는게 많으면 좋을텐데.. 사람은 너무나도 어리석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 삶의 마지막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아무 준비없이 그리고 아무런 작별 인사 없이 가족들과 헤어지는 것은 나보다도 남겨진 가족들에게 못할 짓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내 삶이 마지막을 알게되면 내 삶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지 않을까.


예전에 친구들과 동해에 갔을때, 빗길이었는지 산을 오르는 도로에서 차가 미끄러지며 빙빙 돌던 사고를 당했던 적이 있다. 맞은편에서 오던 차도 없었고, 옆 낭떠러지로 떨어지지도 않았으니 사고랄것도 없었지만, 일행을 태운 차가 중심을 잃고 빙글빙글 도는데,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뻔 했지만.. 그땐 얼굴이 하얗게 질렸었는데.. 어쩜 그때가 내 삶의 끝일뻔 했던건가. 그런데 또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지는 않은것 같다. 이 책의 정말 사지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무언가 바뀌고 깨달음을 얻었다곤 하는데, 나는 변한게 없으니 말이다. 아마도 '사고나지 않을꺼야'라고 굳은 믿음이 있었을까.


젊은 날의 도스도예프스키도 황제와 봉건제에 반대하는 단체에 가담했다가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한다. 죄수들을 일렬로 세웠을때 그는 6번째였고, 처음 3명을 기둥에 묶였을때, 황제가 사형수들을 용서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야말로 사지에서 살아돌아온 것이다.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4년동안 중노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형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인생의 계획을 세우세요.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그리고 당신의 운명을 준비하세요(p.163)"라고 한다. 정말로 진심어린 충고일 것이다. 삶의 끝에서 울고불고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을테다.


개똥밭에서 굴러도 이승이 좋다라는 말이 있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오지 않고서는 저 말을 이해하지 못할텐데, 이 책을 읽다보면 다른 사람들의 경험들이 내게 힘을 내라고, 삶의 끝자락에서는 모든 불행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고 한다. 절망과 미움과 두려움은 '오래 살겠지' 착각하는데서 생긴다(p.9)고 한다.


내 나이 20대때는 한번도 '삶의 끝'이라는 생각을 안해봤는데... 지금도 '삶의 끝'이라는 걸 생각하지는 않지만, 절망하지 말아야지 두려워도 말아야지. 내 삶을 헛되게 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볼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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