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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분 안에, 당신은 완벽한 파트너와 매칭됩니다. 과연.. 정말로 유전자 때문에 서로에게 끌리는 것일까.
처음에 이 소설은 정신없었다. 5가지 이야기가 번갈아 반복되면서, 항상 중요한 순간에 '다음 이시간에'의 자막이 떠오르는 드라마처럼 다른 이야기로 넘어간다. 읽다 보면 이 이야기도 궁금하고, 저 이야기도 궁금하고.. 나름 모든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그런 이야기이다.
몇번의 유산을 한 이혼녀 맨디, 그녀는 운명의 짝을 만나 아이를 낳고 싶었다. 11살이나 어린 리처드를 매치받은 맨디는 연락 없는 그를 찾아 갔지만 그는 불의의 사고로 이미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암으로 인해 정자를 미리 냉동시켜놨던 리처드. 과연 맨디는 그 정자를 이용해 아이를 낳고 싶다는 자신의 의지를 이루어 나갈지.. 충동적으로 'DNA 매치'에 유전자를 보냈던 크리스토퍼, 그는 연쇄살인범인 싸이코패스이다. 인물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을 때, 크리스토퍼 부분에서 환호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소설이라면 당연히 살인사건이 일어나야 하는게 옳지 않겠나 했었는데, 뭐 살인사건이 주가 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친구의 매치는 바로 경찰 에이미였다. 그냥 평범했던 제이드는 여유롭고 재밌게 지내는 것같은 친구들과 달리 학자금 대출을 갚는데 정신이 없다. 우리네 청년들을 보는 그런 느낌이랄까. 제이드는 호주에 사는 케빈과 매치되었다. 그나마 케빈과의 연락이 유일한 낙이었다. 호주로는 갈일이 없다 생각했는데, 그녀는 결심하고 케빈을 만나러 호주로 떠난다. 그의 앞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케빈이 기다리고 있었다. 결혼을 앞둔 닉, 영혼의 동반자를 찾았다는 샐리와 그는 친구의 집요한 권유 때문에 정말로 인연인지 알아보기 위해 'DNA 매치'를 해보았다. 그런데, 샐리와는 매칭관계가 아니었다. 그는 알렉산더라는 남자와 매칭되었다. 이 DNA 매치를 발견해낸 엘리, 그녀도 매치되는 이를 만나게 되었다. 항상 워커홀릭이었던 그녀도 과연 사랑에 빠질수 있을까.
정말로 DNA 매치를 시킨 사람에게서 뭔가 번쩍이는 그런 것을 만날 수 있을까. 그런데, 결론적으로 아닌것 같다. 100%는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매치 파트너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것은 아무래도 자기 암시이지 않았을까 싶다. 결과를 받아들고 궁금해서 상대방의 정보를 찾아보는 가운데 이미 그 사람에게 빠진 것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의 몇몇 커플은 정말로 유전자 때문인지 사랑을 느끼게 되었고, 또 어떤 이는 의도적으로 접근해 상대를 기만한다. 우리네 인생사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뭐 평생의 인연을 만나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면 좋겠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말고라도 이런 소설속에서는 난장판이 되어야 재밌지 않을까. 그런면에서는 참으로 재밌는 소설이다. 결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이야기이지만 아마 세상 어느 곳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또 이런 시스템이 있다면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을테니 말이다. 과학이 만들어준 미래형 사랑이라는 말 속에 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라는 말이 생각나는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