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남녀
나혁진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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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클럽 온라인 독서모임 몽블랑 도서

지혜는 창동에 있는 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다. 경력이 있는 강사는 아니었다. 취업이 잘 되지 않던 시절, 지인의 소개로 미래로 자전거 회장비서실에 취직하게 되었었다. 하지만 2년전 괴한으로부터 칼에 찔리는 사고를 당했다. 가까스로 목숨은 구했지만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 곤란함을 느끼고 그만두었다. 다섯달 넘게 백수로 지내다가 구직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이력서를 보냈고 그렇게 학원강사가 되었다. 괜히 시기심에 동료 선생은 시비를 걸고, 버르장머리 없는 학생은 대놓고 무시를 한다.


그러던 어느날 훤칠한 남자가 자신을 탐정이라고 소개하면서 2년전 사건의 범인을 함께 잡고 싶다고 한다. 잊고 싶었던 기억.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기억. 범인을 잡게 되면 과연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래도 왜 그런 일을 겪어야 했는지 알고 싶어 제안에 수락하고 조사를 시작한다.


지혜가 습격당하기 직전 소문제조기인 '최순자' 아주머니 살인사건. 그리고 지혜의 피습사건. 서로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아파트 자원봉사 모임 '낙원회'의 회원이다. 알부자 전직대령, 생기발랄 가수 지망생, 평범한 직장인 부부, 인기 드라마 작가, 중후한 외모의 음대 교수. 그저 평범했던 우리 이웃들인데, 하나둘씩 그들의 비밀이 밝혀지만서 진실을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꽤 무거운 사실을 파헤치지만 소설의 분위기는 그리 무겁지만 않다. 아마도 강마로라고 하는 인물때문인지 모르겠다. 초보탐정이긴 하지만 날카로운 것 같으면서 왠지 허당끼 넘치는것 같고, 의뢰인인 지혜가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양새이니 말이다. 어쩌면 그런 강마로 때문에 지혜가 힘을 냈는지도 모르겠다. 사건 당시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충격이 컸지만 아마도 지혜에겐 꼭 풀어야만 할 숙제같은 것이기도 했다. 누군들 안그럴까. 이유도 모른채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사람들은 어찌 억울하지 않을까. 극복하는 것이 꽤나 힘이 들 것이다. 하지만, 용감하게 사건을 파헤치는 모습이 당당하니 참 좋았다.


2년이 지난 사건을 설마하니 미궁에 빠져 경찰이 못 잡아준건 아니겠지.. 일반인이 이렇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그냥 스토리상 지혜의 어떤 극복기가 있어야 하니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다. 내가 아는 지명들이 꽤 나와서 더 생생함이 느껴진 것 같다. 범죄에 피해를 본 분들도 지혜처럼 트라우마를 이기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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