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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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에서도 익히 느꼈지만, 그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혼자 사는 집에 다른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 뭔가 오싹했는데.. 이 책도 설마.. 하면서 마주한 진실이 왠지 온몸에 소름이 돋게 한다고나 할까. 저자의 다른 책도 벌써 위시 도서에 올라가니 큰일이다 싶다. 하지만 내가 읽은 피터 스완슨의 두번째 책인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를 보고서, 어찌 그의 다른 책이 궁금하지 않을수 있을까?


동네 주민들을 위한 파티에서 헨과 로이드 부부는 미라와 매슈를 만났다. 헨이 마음에 들었던 미라는 그녀의 부부를 주말 저녁식사에 초대를 했다. 미라의 집을 둘러보던 헨은 서재의 벽난로 위에 펜싱 선수상이 있는 트로피를 발견하곤 정신이 혼미해졌다. 더스틴 밀러는 예전에 헨이 살던 동네의 주민이었는데, 그는 살해당했다. 헨은 괜시리 그 사건에 집착했고, 더스틴 밀러의 집에서 사라진 트로피라는 것을 확신했다. 이웃집에 살인마가 산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딸아이가 미성년자일때는 성범죄자가 근처에 있으면 알려주는 편지가 오곤 했다. 바로 옆라인에 살고 있다라는 정보를 보고 얼마나 불안했던지, 그가 전출했다는 통보를 받고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는데, 이 경우는 살인마가 아닌가.


이 소설이 더욱더 발칙한 것은 바로 옆집 남자 매슈가 바로 그 살인범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르소설의 특성상 이렇게 몰고 가다가 반전을 맞이하면서 엉뚱한 곳에서 범인이 나타나지만, 매슈가 밀러를 살해한 범인은 맞다. 매슈도 헨이 그 트로피를 알아보았다는 것을 알았다. 자 이제 어쩐다... 헨은 옆집 남자가 살인범임을 알았고, 자신이 그 사실을 눈치챘다는 것을 그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냥 단순하게 신고를 한다. 어쩌면 내가 신고하기 전에, 아니, 신고하고 나서라도 그는 나에게 해를 입힐수 있다. 참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도 어릴때의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수 있는 대목이 눈에 띈다. 괴물 같은 아버지, 그에 반에 나약하기만 했던 엄마. 그 속에서 항상 매슈는 벗어나고자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동생 리처드는 그러지 못했다. 동생의 본능이 깨어날까 매우 두려워했던듯 싶다. 매슈가 저지르는 살해 대상자는 어찌 보면 저자의 다른 작품 제목처럼 '죽여 마땅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그 기준이 조금 모호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의 현실로 성범죄자들에게 혹은 가정폭력에 대해 미온적인 처벌을 내리는 것을 보면 매슈의 살인은 살짝 수긍이 가기도 한다면 내가 도덕적 해이에 빠진 것일까.


대놓고 살인범을 가르쳐 주고 이 사람을 어떤식으로 잡을 것인가 하며 책장을 막 넘기는 순간 반전을 맞이하고는 멈칫했다. 아무래도 나는 이 작가의 팬이 되어야겠다는 생각했다. 이 소름돋는 이야기를 어찌한단 말인가. 정말 박수한번 거하게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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