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 시툰 : 용기 있게, 가볍게 ㅣ 마음 시툰
김성라 지음, 박성우 시 선정 / 창비교육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괜찮은 하루를 만드는 주문 "용기있게, 가볍게"
눈을 뜨면 우선 쌀을 씻어 안치고 잠시 밥이 되는 동안 잠시 또 잠을 청한다. 언제부터인가 항상 똑같은 하루였던것 같다. 괜찮은 하루가 되기를 바랬던 적이 조금씩 사라져 가는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너무 바삐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주변을 너무 둘러보지를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코로나 때문에 외출이 자유롭지 않아서 일 외에는 잘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더더욱 밖을 내다보지 않으니 어느새 목련이 피었나 했더니 금방 개나리가, 그러더니 30도를 웃도는 여름이 왔다. 괜히 시간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이럴때 딱 위로받을 수 있는 따듯한 책인듯 싶다.
요즘은 시를 읽어보고자 노력을 많이 하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하얀 종이 위의 검은 글자뿐인데 시집은 여기에서 저기로 이 마음에서 저 마음으로 나를 데리고 간다(p.4)라고 하는데, 아직 내게는 하얀 종이 위의 검은 글자일 뿐이다. 어쩌지? 하지만 이 책은 만화 한편과 그와 관련된 시 한편이 나와서 내게 조금은 시를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 같다.
이렇게 환한 등불 본 적 있나요
개미 두어 마리가 죽은 나방을 움켜쥐고
영차 영차 손잔등만 한 던덕을 기어오를 때
공놀이하던 한 아이가 잠시 길을 비켜 줍니다.
순간 개미의 앞길이 환해집니다.
- 오봉옥, 등불 中 -
이 시를 읽으면서 나는 언제까지 저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나 새삼 생각해본다. 어렸을 적에는 소풍가기 전날, 정말 수련회 가기 전날, 이런날 설레기도하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냥 그런 하루가 되었으니 말이다. 모쪼록 시를 곁에 두고 언제까지나 행복하고 힘찬 하루하루를 이어 가시면 좋겠다(p.5)는 말처럼 만화 한편과 예쁜 시 하나 읽고 괜찮은 하루를 여는 그런 주문을 외워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