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마누엘레 피오르 그림,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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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무도 모른다"에서 고은호 학생이 들고 다녔던 책이다. 기회가 되면 읽어보겠다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함께 읽을 기회가 생겨서 부랴부랴 드라마에 나왔던 일러스트 책으로 구입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첫페이지, 먼저 말해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의 칠층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라는 첫문장을 읽고, 아뿔싸! 이 내용안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읽었던 책목록을 찾아보니 6년전에 읽었던 책이었다. 기억에 그때는 페이지가 참 넘어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일러스트 책이라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금새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느낌 또한 다름을 알수 있었다. 아마도 6년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모모는 로자 아줌마와 함께 살고 있다. 그 집에는 예닐곱 명쯤 아이들이 함께 살고 있다. 로자 아줌마는 매춘녀의 아이들을 생활비를 받고 맡아서 키워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어린 모모는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돌봐준다고 생각했던 로자 아줌마가가 매월 말 받는 우편환 때문에 자신을 돌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후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몹시 슬퍼하는 것을 보고 로자 아줌마는 가족이란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집에서 기르던 개를 나무에 묶어두고 바캉스를 떠나는 가족들도 많고, 해마다 그런 식으로 가족에게서 버림받고 죽어가는 개가 삼천 마리씩이나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나를 무릎 위에 앉혀놓고, 그녀에게는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존재라고 몇 번이고 맹세했다.(p.11)


요즘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어린이 학대 사건이다. 계모와 계부였지만 그래도 가족이지 않은가. 하지만 형식상의 가족이라면 로자 아줌마의 말처럼 가족이란 사랑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닌게 맞는것 같다.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도 아니었고, 위탁받은 상태이긴 하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면 로자 아줌마는 모모를 다른 아이들 보다 꽤 사랑하고 있었던 듯 하다. 지붕을 타고 학대받던 집에서 탈출했던 아이가 예전에 지냈던 위탁가정으로 가고 싶다고 했을때, 선뜻 양육할 수 있다고 나서는 위탁 부모를 보면 더 이 말에 수긍할 수가 있겠다.


로자 아줌마는 유태인으로 과거 아우슈비츠에 강제 수용된 저기 있었다. 그래서 건물 지하게 비밀공간을 만들어둔다. 예전에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사라의 열쇠>라는 책 때문에 로자 아줌마가 겪었던 사건에 대해서 사전 지식이 있었다. 그래서, 갑자기 울리는 초인종 소리를 두려워 하거나 한밤중에 갑자기 공포에 떠는 모습을 이해할수가 있었다. 그런 아줌마가 조금씩 아프가기 시작했다. 치매 때문에 종종 정신을 잃기도 하고 암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꽤 문제가 생긴것 같다. 어린 모모가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로자 아줌마는 병원에서 식물처럼 생명을 연장해 나가는 것을 거부한다. 모모는 아줌마의 부탁을 들어 주겠다고 맹세한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이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 더 구고 봐야 할 것이다. 나는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고, 계속 그녀가 그리울 것이다.(p.343)


그래서 모모는 로자 아줌마를 곁에서 지키고 싶었던 것일까. 모모가 너무나도 일찍 커버린 것만 같아 마음이 좀 아프다. 나이에 맞게 살아가야 하는것이 옳은데 말이다. 그런 세상을 만드는 어른이 되어야 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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