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자폐증입니다 - 지적장애를 동반한 자폐 아들과 엄마의 17년 성장기
마쓰나가 다다시 지음, 황미숙 옮김, 한상민 감수 / 마음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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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들여다 보고 훈이라는 이름을 보고, 지은이가 일본인인데, 왜 이름이... 했는데, 아직 아이가 미성년자이므로 가명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아마도 번역을 하면서 훈이라고 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별로 낯설지 않은... 이 책을 읽는 동안 문득 문득 딸아이의 어렸을 적을 생각나게 한다. 어느 엄마가 자식이 천재가 아닐까 생각하지 않을까. 조금만 신경써주면 전교1등은 물론이고 뭐든 쑥쑥 알아듣고, 독서광이 되고, 악기도 잘 다루고 천하무적이 될것만 같았다. 하지만 자라나면서 우리 아이는 영재도 아니고, 악기에는 소질이 없고, 뭐.. 그런것을 하나씩 하나씩 알게 되면서 또 하나씩 포기하게 된다. 어쩌면 그것은 다 부모의 욕심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사회의 일원으로 학교 생활도 잘하고 큰 사고 없이 잘 자라준 딸이 한없이 고맙다. 이제 성인이 되었다고 지난번 국회의원 선거도 함께 하러 가곤 했지만 아직도 내 눈에 참 어려보이기만 하다. 그래도 이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는 잠을 자고 있을때, 숨은 쉬나, 정말 자고 있는 것은 맞나 숨소리를 들어보기도 하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가슴팍에 손을 살짝 대어 보기도 했었다. 그냥 갑자기 이 작은 생명이 내 곁을 떠날까 한동안 그게 무서웠던 적이 있었드랬다.

그런데, 아이가 제 때 말을 하지 못하고,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을때, 병원 의사의 자폐아라는 말을 믿지 못하고, 여기저기 병원을 찾아다니며 결국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고 참 마음이 아팠다. 아마 나였어도 단번에 받아들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아이의 문제가 꼭 엄마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열달을 품어서 낳는 아이가 건강하기를 바라지 일부러 나몰라라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엄마탓으로 돌린다. 건강하게 낳지 못해 줘서 평생을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엄마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지 않을까.

자폐증은 참 신기하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하지만 보통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소리를 싫어하는데도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 이 얼마나 특별한 아이인가. 자폐아의 세계를 알게 되면서 엄마는 기존의 가치관이 완전히 뒤집히는 경험을 했고, 이를 통해 인생의 깊이를 깨달았다.(p.216)

사실 나는 자폐증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진것 같다. 그래서 인생의 깊이를 깨달았다라는 말을 이해할 것 같다. 그런데도 이 세상엔 아직도 그런 인생의 깊이를 깨닫지 못한 이들이 존재하는것 같아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 누군가는 내 자식도 아닌데, 위험에 처한 아이에게 손을 내미는데, 누군가는 내 자식인데도 학대하고 방임을 한다. 세상은 너무나도 공평하지 않다. 아이들은 모두 어른들의 보호를 받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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