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는 봄날, 영원한 꽃이 되고 싶다
이창훈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감동과 전율 때문에 주저없이 그 작가가 다녔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들어감.

참 열정이 넘치시는 분이다. 그런분의 시를 음미하면서 읽어야겠는데 말이다. 하지만 난 감성도 부족하고, 운율도 잘 모르는 메마른 사람 같으니 말이다. 항상 시를 읽을 때는 겁부터 난다. 과연 어떤 감정으로 읽어야 할까. 어떤 의미를 새겨야 하나... 시를 잘 모르면서 그래도 한번 시와 친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풀꽃시인 나태주님의 시를 좀 읽었었는데, 이 책에서 그분의 이름을 보게 되어 어찌나 반가운지..


새학기 새로운 아이들이

어김없이 찾아오는 교실


시인의 말대로

자세히 보아야 합니다.


무엇을 할 때 들뜨고 웃는지

어떤 바람이 불 때 흔들리고 우는지

어떤 작은 씨앗을 그 안에 품고 있어

무엇에 조금이라도 재능을 빛내는지


시인의 말대로

오래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

- 나태주의 풀꽃 中 -


나태주 시인의 짧은 시 - 자세히 보아야 / 예쁘다 / 오래 보아야 /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 를 가지고 아마도 '교실일지'라고 하는 것을 보니, 가르치는 학생들을 보며 시를 지은듯하다. 자세히 보아야 하고, 오래 들어다 봐야 하는 것이 어디 학생들 뿐이겠는가. 세상에 만나는 사람들이나 길거리에서 만나는 작은 동물들도 다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모든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어떤 호감이 생기기도 하고, 거리를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가 밥을 챙겨주고 있는 고양이 한마리도 그랬다. 무뚝뚝하게 생기긴 했지만 약한 친구들을 돌봐주고, 어린 고양이를 챙겨주는 녀석을 안다. 잠깐 봐서는 잘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오래 보다보니 애교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시집은 참 제목이 예쁘다. "너 없는 봄날", 사랑을 잃은 것일까.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늘상 곁에 있던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 것일까. 그래도 "영원한 꽃이 되고 싶다"라는 말은 추억을 간직하고 싶다는 말인것 같기도 하다.(이 제목은 "조화"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시가 좀 다가가기 어려웠던 이유중 하나는 뭔가 의미를 생각해야만 할것 같고, 시인의 생각을 읽어내야 할것 같은 두려움이었던 탓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 멋대로 읽겠다 마음먹고 나니 한결 시를 읽는 것이 아직은 갈길이 많지만 두렵지는 않다.


별은 너무 멀리 있지만

이별은 너무나 가까이 있다


별은 저렇게 멀리서 빛나지만

이별은 이렇듯 가까이서 캄캄히 어두워진다


별은 슬프도록 아름답지만 저 멀리 있고

이별은 슬프지만 이렇게 가까이 다가온다

- 이별 中 -


요즘에 아이들과 한창 "별"에 대해 수업을 해서 그냥 눈에 띄었다. 표면온도니, 주계열성이니, 별의 일생이니 하는 이야기들도 재밌기는 하지만 또 이렇게 시속에 숨어 있는 별을 보니 반갑기 그지 없다. 그래서 시를 읽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아무데다 펼쳐 읽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니 아무래도 시와 많이 친해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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