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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언어학 - 우리가 미처 몰랐던 고양이의 속마음
주잔네 쇠츠 지음, 강영옥 옮김 / 책세상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고양이가 이렇게 많은 소리를 내다니... 아마 나는 동네 친구 고양이만 있을뿐 함께 사는 고양이가 없어서 잘 들을수가 없었나보다. 그 흔하디 흔한 골골송도 아직 들어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저 내가 아는 소리라곤 내게 위협을 가하는 혹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하악하는 하악질이나 반갑다는 야~옹이거나 아니면 으르르르하는 소리정도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매우 다양한 소리들을 낸다. QR 코드가 수록되어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저자가 함께 생활하면서 관찰한 소리들을 들을 수 있다.
고양이와 사람은 다른 종이다. 당연히 언어도 다르다. 하지만 지금은 보금자리를 나누고 살아간다. 그리고 사람들은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많이 함께 하고 있다. 교감을 통해서 고양이의 의사를 어느정도 이해하지만 혹자들은 또 고양이도 언어로서 자신의 의사만을 표현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반려묘를 대상으로 '고양이 언어'를 음성학적으로 연구한 책이다.
나는 길고양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아직 우리 나라에선 길고양이들은 그리 좋은 대접을 받고 있지는 않아 사람들을 만나면 꼬리를 내리고 잔뜩 경계하면서 자리를 피하지만, 밥을 챙겨주는 내겐 우호적인 아이들이 많다. 살짝 경계하지만 멀리서도 이름을 부르면 잠깐 내게 시선을 고정하기도 하고, 미처 알아보지 못하면 먼저 부르기도 한다. 밥그릇이 비어 있으면 근처에서 기다리기도 하고, 나를 만나기라도 하면 밥이 없다고 울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끌리기도 했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고양이의 속마음"이란 부제 때문에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다.
생각보다 이야기가 좀 딱딱할수도 있겠지만 동물의 언어를 음성학적으로 풀어 나가는게 참 흥미롭다. 또 고양이의 언어를 이해 못하면 뭐 어떠랴. 언어가 같아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연구를 진행하고, 이 책을 읽는 것은 고양이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