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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ㅣ 대한민국 도슨트 3
최성환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평점 :
도슨트(docent)란,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일반 관람객들에게 작품, 작가 그리고 각 시대 미술의 흐름 따위를 설명하여 주는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거나, 지역과 깊은 연고가 있는 분들이다. 특히나 이번편 목포는 한국지방사를 전공한 역사학자이신 최성환님이 맡으셨다.
"다도해를 품은 서남권의 거점 도시 목포"
아쉽지만 목포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더 궁금해졌다. 오히려 목포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켜 주었다고나 할까.
목포는 한자로 나무 목(木)에 포구 포(浦)를 쓴다. 목(木)이라는 한자 때문에 나무가 많은 포구 혹은 목화가 많은 포구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목포의 '목'은 영산강의 강물이 이곳에 이르러 바다로 들어가는 목이라는 의미다. 반대로 생각하면 바다에서 내륙(영산강)으로 들어가는 목이기도 하다. 즉 목포는 '강과 바다가 만다는 목에 자라는 포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책을 안 읽었다면 목포의 이런 뜻을 몰랐었으리라.
이 책에서는 31가지의 볼거리와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특히나 영화 '1987'의 연희네 슈퍼가 목포에 있었는 줄은 몰랐다. 목포를 여행한다면 아무래도 이 곳을 꼭 방문해 봐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에서 수탈한 물건들이 일본으로 수송하는 거점항구가 되기도 했던 목포. 그래서 그 당시의 건물들도 남아 있다. 그 말로만 듣던 동양척식주시회사가 있다. 현재는 목포 근대 역사관 별관 건물로 활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일제의 잔재라는 이유로 철거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일제 잔재도 근대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있으니 철거하는 것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여론이 높아저 보존운동도 일어났었다. 결국 1999년 전라남도 기념물로 174호로 지정되었다. 언젠가 서대문형무소를 가족들이 견학을 나선적이 있는데, 아픈 기억을 담고 있는 형무소를 없애지 않느냐는 딸아이의 말에 아픈기억도 다 우리 역사라고 무심결에 이야기 한것 같은데, 그것이 이것과 같은 맥락이 아니었을까.
낭만 항구, 예향의 도시, 섬의 수도이면서 아팠던 기억까지 함께 갖고 있는 목포. '도슨트'라는 뜻을 몰랐을 때는 그저 여행책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내게 많은 호기심을 주었다. 그저 책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목포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