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의 아카시아
박정윤 지음 / 책과강연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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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유방암 판정을 받아 투병 생활을 보냈던 작가의 소중한 삶에 대한 추억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한 그리움 가득한 글이 담겨있다는 이 글....

저자는 암을 이겼냈을까? 내 검색 실력이 별로인지 여기저기 찾아보았지만 알 수가 없다. 예전에는 암이라면 이제 인생은 끝난것 같은 그런 불치병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조기발견과 더불어 완치를 받을수 있는 그런 병이지 않은가. 하지만 암이라는 선고를 받는 본인의 입장에서 어디 그게 쉬울까.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위로 속에 이겨낼수 있다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겠지만 갑자기 밀려오는 여러 감정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알기나 할까.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저자의 마음보다 큰딸이 겪었을 그런 마음을 느꼈다. 엄마하고 종합병원을 다닌지 꼬박 여섯해. 그럴수도 있겠다라고 짐작은 했지만 의사의 확진을 받고 나서 그것을 받아들이기 까지 많이 울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가면 엄마도 떠날테고, 어쩜 나도 내 딸아이에게 고스란히 이런 아픔을 쥐어주다가 작별을 할텐데, 실제로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 마음을 알까. 초반에 복용하는 약때문에 혼자 있으면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이는 엄마때문에 속이 상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유독 나만 많이 덤덤해진것 같다. 갑자기 상황이 심상치 않아지면 다른 가족들이 안절부절 못하는데 나만 혼자 의연하다. 그럴때면 꼭 며느리 아니냐고 딸이 맞냐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딸이기에 덤덤할수도 있다. 이렇게 끈끈하게 엄마의 절반을 물려받은건, 그래서 엄마의 분신인건 오로지 나뿐이 아니겠는가.


이 글들은 작가의 소중한 삶에 대한 추억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한 그리움 가득한 글들이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자칫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겠지만, 죽음이 코앞에 닥치기 전에 일상의 삶을 맞이하는 자연스러운 기분으로 가끔 무심한 듯 이야기 하는 것이 금기어처럼 꽁꽁 닫아 두는 것보다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한다(p.268, 269)고 작가는 말한다. 아마도 이 이야기들을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투병생활을 겪으면서 그녀가 느꼈을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죽음으로 이별했던 사람들, 그리고 이별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향한 그리움과 애틋함이 잔잔하게 전해져온다.

나의 죽음 뒤에서 내가 목숨처럼 사랑했던 사람들은 사랑했던 날들의 나를 얼마나 기억해 줄까?(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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