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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섞이고 완벽히 녹아들 시간 - 스탠딩에그 커피에세이
에그 2호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커피를 내렸다. 은근히 퍼지는 커피향~ 크레마가 덮힌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커피머신을 샀더랬다.
1분만 더 있다가 드세요.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를 뜨거운 물에 섞는 거잖아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물과 에스프레소는 서로 다른 성분이라서, 서로에게 완벽히 섞이고 녹아들 시간이 필요해요. 그제야 진짜 아메리카노가 되죠.(본문中,p.138)
크레마에 정신이 팔려서 커피를 내리자 마자 마시곤 했는데... 이런... 나의 첫 커피 한모금은 덜익은 아메리카노였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커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원두에 따라 맛은 어떤지, 로스팅은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모르면 또 어떤가. 마시는건만 잘해도 뭐 괜찮지..
어렸을적 커피는 어른들의 영역인 줄만 알았다. 절대 나로서는 들어가서는 안되는 영역이랄까. 하지만 무슨맛으로 먹냐고 하던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어른이 되었고, 가끔 카페에 앉아서 책도 읽으면서 그렇게 서로 섞이고 완벽히 녹아드는 시간을 즐긴다. 이 책은 저자가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며 들른 카페들과 그 곳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의 이야기다. 지난번 속초로 가족 여행을 떠났을때 혼자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카페를 찾은적이 있다. 그 카페에서만 볼수 있는 그런 분위기와 커피, 그리고 읽을 책만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게 그 풍경에 완벽히 녹아들어 가게 되지 않을까.
나의 인생커피는 무엇일까, 블루보틀.. 언젠가 국내에 블루보틀 커피점이 오픈한다고 했을때 엄청 기다리면서 커피를 사먹는 사람들을 보았다. 참 유명한 커피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번도 맛보지 않은 커피라 별로 흥이 없다. 나에게 가장 인상적인 커피는, 인생커피라고까지 할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런 인상적인 커피는 우유 대신 두유를 넣은 라떼였다. 한때는 두유를 잘 먹지 않았었는데, 그날 따라 먹었던 라떼(with 두유)는 참 인상적이었다.
The Best Coffee is The Coffee You Like.
명언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가 가장 최고의 커피인것처럼 내일은 햇볕이 따듯하게 드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 시켜놓고 책을 읽고 싶다. 서로 섞이고 완벽이 녹아들 시간은 1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이 책은 부담없이 함께 하고픈 그런 커피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