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정의 - 문학으로 읽는 법, 법으로 바라본 문학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안경환.김성곤 지음 / 비채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참 재미없겠구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 아니다. 이 책은 문학에 등장하는 법 혹은 정의에 관련된 이야기라고 할수 있다. 부제도 '문학으로 읽는 법, 법으로 바라본 문학'이다. 여러 작품속에서 제 1부 법의 이면, 제 2부 정의와 편견, 제 3부 사회와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책에 이미 읽은 책도 있고, 읽으려고 하는 책도 있고, 궁금한 책들도 많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하면서 읽는 편은 아니라서 사소한 것까지 따지고 드는 편이 아니라, 이런 의미까지 생각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또 나름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훨씬 더 작품의 이해도가 높아지지 않을까도 싶다.

가장 반가웠던 이야기 중의 하나는 <빌리버드>이다. <창착과 비평> 계간지 2019 겨울호에 실린 특집에 실린 "토니 모리슨의 현재성(김미현)"을 읽고 궁금해서 마침 읽어보려고 했던 책이었다. 흑인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탔던 작품이다. 이 이야기를 읽기 전에 두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에 어떤마음으로 읽어야 하는지 알 것만 같다. 이 작품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도주노예 마가레트 가너는 체포되자 딸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을 기도한다. 언젠가 노예선에 흑인들은 마치 짐짝처럼 누워서 꼼짝달싹 하지 못하고 대서양을 건넜다고 들었다. 그저 배의 빛도 들어오지 않는 3등칸이나 화물칸에서 온다고 생각했지, 서랍장 같은 곳에서 실려서 온줄을 몰랐다. 그렇듯 노예제도는 우리가 상상하던 그 이상이었다. 작가는 과거사에 대한 집단 기억과의 화해를 강조한다고 하는데 매우 궁금하다.

자신이 절대적 정의라고 생각하는 순간, 정의는 권력이 되고 타자에 대한 폭력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정의라고 믿으면, 독선적이 되어 타자에게 우월감과 편견을 갖게 되고 스스럼 없이 폭력을 행사할 수도 있으며, 그것을 합리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물을 선과 악 또는 정의와 불의로만 나누는 흑백논리와 이분법적 가치판단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본문中p.149)

아직 그 유명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 꽤 호기심을 끌게 한다.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가 정의를 결정하는것 같다. 본인은 정의롭다로 생각하지만 남의게는 해가 끼치는 경우가 종종있다. 과연 누가 자신을 스스로 정의롭다 할수 있을까. 이 글을 읽어보게 되면 함부로 나는 정의롭다 할수 없을 것만 같다.

책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읽어 나가게 된다. 가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는 이야기 흐름에 빠져 넋놓고 있는것만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게 책을 읽어나가는 지침서라고나 할까. 한강의 <채식주의자>도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줄 모르고 읽었었는데, 이 책에 언급된 이야기를 들으니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로 내게 안성맞춤 같은 지침서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