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소녀
세라 페카넨.그리어 헨드릭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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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뉴욕시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가 진행하는 윤리 및 도덕성에 대한 연구에 참여할 18~32세 여성을 찾고 있습니다.

고액의 사례금 지급. 익명 보장.

더 자세한 사랑은 전화로 문의해주세요.


이 초대장을 받게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당신은? 안타깝게도 나이에서 걸려 버렸네... 이런..

우리가 흔히 받게 되는 초대장 혹은 광고, 아니면 요즘 주를 이루고 있는 블로그 판매 및 대여 제안 메일. 어떻게 선뜻 이 제안을 수락할 것인가. 돈이 필요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제시카. 그녀가 초대장을 받은것은 아니지만, 참석을 안하겠다는 고객의 말에 문자를 눈여겨 봤다가 대신 참여하게 된다. 2회에 걸친 설문조사로 500달러라는 금액은 그녀에게는 그냥 지나칠수 없는 금액이었다. 제시카는 52번 피험자가 되었고, 순조롭게 설문조사를 마치게 된다. 그런데 이 연구의 주체자인 실즈 박사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아들여 정체를 알수 없는 심리 실험에 참여하기로 한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라는 것이 어디에 있을까. 아무런 이유없이, 아무리 심리 실험 이라는 명목아래이지만, 그만한 댓가를 치르게 되기 마련이다.

이후, 제시카는 그녀를 꿰뚫어보는 정신과 의사인 실즈의 덫에 빠지게 된다. 제시카와 실즈가 번갈아 화자로 등장하며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된다. 무언가 잘못된 것을 직감한 제시카, 하지만 그녀가 실즈에게서 벗어나기에는 항상 한두걸음씩 느리다. 절대로 실즈박사에게 말하면 안된다는 그녀의 남편 토마스.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어느 누구를 믿어서는 안된다. 마치 양팔 저울이 실즈 박사에게 기울어져 있으면서 도무지 제시카가 이 상황을 벗어날수 있는 탈출구는 없어 보인다.


우리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말하지 못한다고 해도. 우리 자신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 깊숙이 묻혀 있다고 해도 말이지요.


어쩌면 제시카와 실즈가 마치 선과 악의 대결처럼 보일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라는 말이 어쩌면 그냥 무심코 지나쳐서는 안될 말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꼭 이유가 없이도 행동을 하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가 다 이유가 있는 행동이 아닐까 한다. 읽는 내내 제시카를 응원하고 그녀가 나쁜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를 빌었지만 이야기의 결말에 이르고 책을 덮게 되는 그 순간에는 실즈박사도 이해를 할수 있었던 것 같다. 그녀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어서 책장을 넘기고 질주를 하길 바란다. 간만에 가독성이 뛰어난 이야기를 만났다. 500여페이지의 두꺼운 책이긴 하지만 금방 속도가 붙어 결말에 이를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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