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꿈의 책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종군 기자였던 헨리. 어느 날 만나고 싶다는 아들 샘의 편지를 받고 학교로 찾아가던중 템스강으로 떨어진 아이를 발견하고 그녀를 구한다. 그리고 연이어 일어난 사고로 그는 영원히 꿈속에 갇히고 만다.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샘은 매일 아빠 헨리를 만나러 병원에 간다. 10여년만에 만나는 아빠는 자신을 쳐다보지 못하는 채로 그냥 누워만 있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아빠에게 아무런 느낌이 없다면 더 이상 그리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빠의 오른팔 손목에 플라스틱 매듭...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어 버렸다. 2년전 자신이 직접 엮어서 우편으로 선물했던 매듭, 엄마는 아빠가 그냥 버려버릴것이라고 아빠는 그런 사람이라고 했지만, 아빠는 그 매듭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친아빠를 그리워하는 샘에게 그 매듭은 아빠를 그리워해야할, 그리고 지켜야한다는 이유를 던져주고 있다. 아빠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아마도 꿈너머의 세상에 있는가보다.
에디는 2년전 헨리와 헤어졌다. 그를 사랑했지만 그는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야 겨우 그를 향한 그리움에서 벗어났는데 갑자기 헨리가 다시 에디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왔다. 의식불명인채로... 의사가 에디에게 설명한다. 환자가 합법적으로 지명한 보호자로서 모든 치료와 처치를 결정한 권한과 생명을 유지시키는 기계들을 차단할 권한을 갖게 될것이라고 한다.
아직 내 가까운 사람이 의식불명인 상태인 적이 없었드래서.... 샘과 에디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분명한건 에디와 샘은 서로의 소통을 통해 그들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만약 회복된다는 기약이 없다면 부질없는 연명치료는 포기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한다. 남겨진 사람들에게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너무 짐을 지우는게 아닐까. 그렇다고 반대의 상황이 된다고 해도 함부로 가족의 생명을 놓고 싶지 않을것도 같다. 내 사랑하는 가족의 끈을 쉽게 놓는다는 것은 힘이 들긴 할 것이다. 마치 창과 방패같은 그런 상황이네...
샘과 에디 그리고 헨리의 이야기까지 어우러지면서 그들의 현상황뿐 아니라 실타래처럼 엉켜 있던 오해의 매듭들이 점차점차 풀리게 된다.
이 소설은 작가가 갑작스레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난 뒤 사랑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아버지의 부재라는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려 했던 필사적 노력의 산물이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뜻하지 않게 아버지의 손을 놓아버려 상처로 남았던 헨리도, 아버지의 죽음이 내내 마음이 걸렸던 에디, 그리고 엄마와 가족들 사이에서 내내 어우러지지 못하는 그래서 친아빠인 헨리의 존재가 더욱 간절했던 샘의 상처를 그렇게 애절하게 표현했는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이 작가의 책이 처음이었다. 어떤 작가인지도 어떤 스타일의 책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이 작품에 대해서 어떤 편견도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또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다행스럽게도 이해심이 많고 악의가 없는 사람이라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미래를 함께 하고자 하는 에디에게 남몰래 옛연인을 찾아가며 방황을 하지만 묵묵히 그자리에서 지켜봐주는 그의 연인 와일더나, 처음엔 냉담했지만 샘의 일종의 반항(?) 같았지만 아들의 상처를 미처 헤아려주지 못해 자책하던 엄마까지.. 죽음의 문턱에서 헨리는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읽는 독자들에게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주는 책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