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의 후손
박숙자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헨드릭 하멜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선박 선원으로 1653년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도중 일행 36명과 함께 제주도에 표작했다. 1666년 억류 생활 끝에 탈출하여 1668년 귀국했다. 그 해에 <하멜표류기>로 알려진 기행문을 발표했다.


예전에 역사시간에 배운듯했는데 꽤 생생했다. 이유인즉, 작년초에 제주에 가면서 읽었던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7.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때문이었다. 지난번에 여행갔을 때는 하멜 이야기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것이 더 관심있어서 등한시 했었다. 살짝 보니 현재 하멜상선전시관이 있는 용머리해안에 하멜이 표착한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쪽보다는 수월봉 부근과 차귀도에 더 적합하다고 한다. 조선에서 탈출하여 아마도 13년간의 임금을 요구하는 서류의 첨부 자료로 보고서를 작성한듯하다. 그 이야기가 우리가 알고 있는 하멜 표류기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62세로 세상을 떠날때까지 독신이었다. 조선에 두고 온 아내를 잊지 못해 결혼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하멜 보고서>에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이 책에서도 그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는 있지만 저자께서도 몇사람을 제외하고 허구적인 인물임을 밝혀두고 있다.


이 이야기는 하나의 거대한 줄기 속에서 3가지 이야기가 뻗어나와있다. 하멜과 해심, 그리고 한국인이지만 혼혈탓에 유독 서양인 같아 보이는 남진수의 증조부인 남민석과 선이, 그리고 남진수와 재인의 이야기이다. 아마도 하멜의 유전자였던 탓이었는지 증조부와 진수는 유독 피부가 희고 갈색 눈동자엔 푸른 빛 테가 둘러져 있다. 워낙에 어렸을 때부터 놀림을 받았던 진수는 일찍 유학길에 올랐고, 그곳에서 외국인인 재인을 만났다. 아버지는 워낙에 강하게 재인을 반대했고 군대를 가기전 부모님께 다시 한번 만날겸 한국에 와서 그들은 하멜의 자취를 찾아 제주와 그가 그 옛날 머물렀다던 전라남도 강진군에 있는 병영을 방문한다.


난파된 배에서 어렵게 생명을 부지했지만 조선에서의 그들의 삶은 그리 녹록치 않다. 그래도 그에게 힘이 되주는 사람은 이곳에서 만난 해심과 아들 용이였다. 물론 뜻하지 않게 조선에 왔지만 인도적으로 그들을 보낼줄수는 없었는것인지. 하긴 그 당시 조선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도 인도적이란 말은 그다지 어울리던 시대는 아닌것 같다. 게다가 그들이 보내달라고 외쳤던 곳은 일본의 나가사키로 보내주기에도 그다지 일본과 좋은 관계도 아니었기 때문일까. 어떤 사람이 지도자로 오느냐에 따라서 그들은 삶은 힘들기도 혹은 형편이 나아지기도 했다. 아무리 그 나라에서 잘해준들 어찌 그들이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뜻이 없을까. 아마도 그들 또한 그들이 사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것이다. 하멜은 그렇게 해심과 아이들이 있는 조선을 뒤로하고 그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뭐 어차피 하멜은 돌아가게 되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그의 조선에서의 삶은 어떻게 기억될까. 고향에 대한 향수병과 함께 그들을 억압하고 있는 조선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기란 쉽지 않겠지.. 이 소설을 읽다보니 그의 이야기도 궁금해지기는 하다. 아무래도 우리의 인상이 좋지 않아지는건 싫은가보다. 다른책에 비해서 좀 큰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쉽게 책장을 넘길수 있는 그런 소설이라 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