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갓 - 그 의사는 왜 병원에서 몸을 던졌을까?
사무엘 셈 지음, 정회성 옮김, 남궁인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그들은 과연 현대판 신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미국 의료체계를 뒤집어 놓은 문제작


그런데, 글쎄 왜 난 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공감하기가 힘들었을까. 이게 미국을 배경으로 해서 그들과 나의 사고방식이 달랐을까. 그들이 은어처럼 쓰는 "고머"라는 말이 싫다. 고머(GOMER)는 '내 응급실에서 꺼져(Get Out of My Emergency Room)'라는 뜻으로 새벽 3시에 요양원에서 보낸 환자를 받을때 외치고 싶은 말이라고 한다. 엄마가 아프시기 때문에 몇년째 병원을 다니고 있는데, 혹시라도 입원을 하게 되면 그들도 우리를 이렇게 대할까 환자의 입장으로 보니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리고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라는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이래도 되는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 세상에 진정 존경할만한 의사들이 있는가 하면 정말로 이해 불가인 의사들도 있다. 정말로 믿고 내 생명을 맡길 의사라면 그 임상의 시작이라고 하는 인턴시절의 이런 모습이라면 신뢰가 쌓일지 의문이다.


나는 환자의 보호자인 입장이기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친 시선으로 이 책을 봤을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들은 평생을 공부와 연구를 하면서 지내야 하는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그들이 감당해야만 하는 일들은 매우 크다고 본다. 더군다나 그들은 사람들의 생명을 책임지는 그런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이제 나는 이 슬픈 존재들을 고머라고 부르는 것이 제 정신이 아니거나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마음의 한편에서는 내가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상황이 제 정신이 아니고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p.381) 반복되는 일상 견디기 힘들 만큼의 많은 업무들은 그들을 점점 변화시키는 것이다. 누군가는 버거움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누군가는 냉소적으로 변한다.


이 이야기는 1978년에 처음 발표되었다고 한다. 당시 이 소설은 수련의 과정과 그 세계의 비정함과 비인간성을 다루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어쩌면 또 다른 의미로 처음에 내가 공감하지 못했던 이유도 이런 의미에서가 아니었을까. "아무도 우리를 돌보지 않는데, 어떻게 우리가 환자를 돌볼수 있겠어요?"라는 척의 항변이 이 책을 다 읽을 때쯤 이해가 되었다. 어쩌면 지금은 많은 시간이 흘렸기에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혹은 아직도 그 문제점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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