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양들 1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뿌리 깊은 나무>의 이정명 작가님의 새로운 신간 <밤의 양들>이다. 제일 먼저 읽고 싶어서 서평단 모집에 신청했는데 가제본을 보내주셨을 뿐 아니라 출간후 본책까지 보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전작들인 <뿌리 깊은 나무>와 <바람의 화원>과는 달리 이번 <밤의 양들>의 무대는 1세기 예루살렘이다. 나는 외국작가의 책들에 주인공들은 외국인들이, 한국작가들의 이야기엔 한국사람들이 등장하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내가 봐도 좀 이해불가한 사람이었다. 그 틀을 깬 사람이 바로 장용민 작가님이었다. 그의 <궁극의 아이>를 볼때도 절반은 한국인이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신의 달력>을 볼때는 분명 국내 작가가 맞지 하면서 저자를 확인하면서 책을 읽었었다. 그 이후로 국내 작가도 외국을 무대로 외국인이 주인공인 글을 쓸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책을 보면서도 계속해서 작가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자꾸만 저자의 이름을 확인했다.


집필기간이 12년이라고 한다. 역사, 종교, 철학을 종횡하는 지적 미스터리라고 소개를 한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인 소설이라고 할수도 있겠고, 또한 등장인물 중 한사람이 예수 그리스도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매우 조심스러웠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친가와 외가의 서로 다른 종교덕에 무교를 주장하는 내 입장에서 마지막에서 저자께서 밝히신듯 이 이야기는 허구라는 것에 대해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있을꺼란 생각때문이다. 친척 어른들의 권유로 종교생활을 잠깐 했었을 때, <다빈치 코드>가 아주 유행했었다. 감겨오는 눈커플을 올려가며 읽을만큼 아주 재미가 있었는데 그 책을 가지고도 주변인중 한 사람이 매우 심각하게 그 책에 언급했을때 난 도무지 이해가 되지를 않았었다. 아마도 내 믿음이 얕았기 때문이라고 그냥 생각하기도 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므로 큰 의미 부여는 안되었으면 좋겠다.


유월절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정말로 나는 종교에 대해선 무지하구나) 유월절 일주일간 일어났던 4번의 살인과 그 속에 숨겨진 음모에 관한 이야기이다. 살인자이면서 살인자를 쫓았던 사내 마카베오 마티아스, 세상을 구하여 했으나 자신을 구하지 못한 사내, 사람의 아들로 왔으나 신의 아들이 된 사내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테오필로스가 40여년전의 기억을 더듬어 이야기한다. 40년이 지난 후에 그가 꺼내는 이야기는 어쩌면 살짝 기억이 왜곡되었을수도 아닐수도 있다. 어떤 마음의 짐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추억처럼 옛이야기를 꺼내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사람이 사는 세상은 아주 오래전이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는구나 생각을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죄를 짓는 사람, 진실을 파헤치려는 사람, 어느 선에서 타협을 하면서 적당히 사실을 밝혀내는 사람, 죄가 없지만 달게 죗값을 치뤄야 하는 사람...


어렸을 때부터 불우했던 마티아스가 다른이를 구하려고 살인을 하고 살인자가 되었지만,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게 되면 방면해주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처음 시작은 살아남기 위해 사건을 파헤치려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진실을 알아갈수록 그의 생각이 바뀌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보다더 성숙해져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청년은 자신의 형틀을 메고 가면서 생각한다. 누구든 자신의 형틀은 자기가 메고 가야한다고. 누구도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p.233) 이 말은 내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우리는 잘못을 하면 우선 자신을 탓하지 않고 남을 탓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문제를 찾으려고 한다. 우리 사회에도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듯하다.


나는 관념뿐인 지식을 경멸하는 냉소주의자가 되고 말았다. 죄 없는 자가 죽어가는 것을 막지 못하는 지식, 과거의 죄를 고백하고 참외하는 젊은 청년을 죽이는 지식이 더 이상 무슨 소용 있는가? 그럼에도 나는 아직 지식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였다. 세계의 암흑을 조금이라고 밝히고 인간의 야만을 약간이라도 바로잡을 도구는 여전히 지식뿐이라고 믿기에.(p.242)


나이가 든 테오필로스가 과거를 회상하면서 하는 이 말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하는 말인것 같다. 지식은 세계의 암흑을 밝힐 도구이긴 하지만 지식에 대한 지나친 독선은 오만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참 많은 것을 반성하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