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한국추리문학선 7
한수옥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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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4년 <박쥐>라는 제목으로 네이버 웹소설 미스터리 부문 베스트리그에 올랐던 소설이다. 그런데 제목이 동명의 영화제목과 겹쳐 제목을 바꾸고 스토리를 재구성해 종이책으로 출간한 것이라고 한다. 어쩜 박쥐보다는 <죽이고 싶은>이라는 제목이 너무나도 어울린다. 글을 읽어보면 진짜로 나라도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드니 말이다.


비 오는 날 새벽, 모텔 주차장에서 가슴이 도려내진 한 여자의 사체가 발견된다. 그여자의 가슴 위에는 손으로 깎아 만든 박쥐 모양의 목각 인형이 놓여 있었다. 사건을 맡은 재용은 그 목각 인형이 낯설지 않다. 분명 어딘가에서 본적이 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끔 들어가는 집, 아내 은옥을 사랑하지만 아내는 재용의 손길을 거부한다. 특히나 이 소설을 읽을때의 독특한점이 화자의 전환이 빠르다는 것이다. 간혹 다른 책에서는 소제목 단위로 화자가 바뀌면서 앞선 상황이 후에 이해가 되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는 빠르게 화자가 전환되면서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더욱더 섬세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내용전개도 빠르게 진행될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연쇄 살인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재용은 박쥐 모양의 목각 인형을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해내게 된다. 바로 아내의 비밀상자에서 우연스레 보았던 기억. 순간 재용은 아내가 살인자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면서 그녀의 살인을 막기 위해 도주를 선택하면서 일은 더욱더 걷잡을수 없게 된다.


이 사건의 대부분의 피해자가 '희망보육원'과 관련이 있자, 우현은 예전 사건을 기억해낸다. 현재 국회의원이 된 당시 보육원 원장의 살인미수와 성폭행 사건의 주범이던 소년이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했지만 결국 교도소에서 사망을 했던 것이다. 억울한 사람을 만들고 싶지 않은 우현은 증거물인 목각인형을 가지고 사라진 재용을 주목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살인사건보다도 그 이면에 속해 있는 미성년 성폭행과 아동 유기에 관해서 독자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부모를 갑작스레 잃은 아이들이나 가족과 함께 살수 없는 아이들. 그들은 당장에 보호자가 없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함부로 혹은 쾌락의 도구로 사용할 권리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없는 것이다. 간혹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학부모의 자녀보다 어필하지 않는 혹은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에게 너무나도 막대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들의 부모가 누구인지 사회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는 배제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모두 똑같이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내 자식이 중요하겠지만 그렇다고 다른 아이들에게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박쥐는 모성이 강한 동물이래. 어둠 속에서도 자기 자식을 정확히 찾아서 젖을 먹인대. 우리 엄마도 박쥐처럼 날 찾아왔음 좋겠어. 언제 어디서나 날 알아봐 주면 좋겠어. 박쥐 인형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 엄마도 박쥐처럼 날 찾아올 것만 같아. 이걸 지니고 있으면 제 엄마도 널 데리러 빨리 올거야.(본문中, p.376)


왜 박쥐일까 했는데, 이런 간절한 바람이 깃들어 있었던 것이다.


미성년자에 대한 학대와 성폭행에 관한 일에 우리는 매번 분노하고 강력한 처벌을 원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번 이런 일에 관대한 편이다. 아무리 법에 모호한 면이 있더라도 살짝 비켜나가 위법상황이 아니다 하더라도 도덕적으로 양심적으로 어른들이 아이들을 보호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제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사항들에 대해서 일벌백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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